정치
오세훈 "탄핵시 빨라도 내년 9월에나 조기대선"
입력 2016-11-16 17:04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16일 열린 매경 이코노미스트클럽 초청 강연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재훈 기자>

만약 대통령 탄핵으로 대선이 앞당겨지더라도 빨라야 내년 9월에 대선이 치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16일 매경 이코노미스트클럽 초청 강연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시 차기 대선 시기를 언제쯤으로 예상하냐는 질문에 국회에서의 탄핵 소추 공감대를 얻는 데만 한두달이 소요되고 헌법재판소의 최종판결에도 법정시한인 6개월을 다 쓸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대통령 탄핵이 현실화되더라도 차기 대통령 선거가 불과 2~3개월 정도 앞당겨지는 데 그칠 것이란 관측이다. 내년 상반기에 조기 대선을 치르자는 일부 대선주자들의 주장과는 거리가 있다.
오 전 시장은 이어 현재 상황이 탄핵을 이야기해도 무리가 아닌 것은 사실이지만 전통적인 여당 지지자들은 대통령의 사임이나 탄핵을 입에 올리는 걸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오 전 시장은 온 나라를 들썩이게 만들고 있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내년 대선에도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란 예상을 내놓았다. 그는 최근 두차례 대선은 경제이슈를 놓고 여야가 치열한 각축전을 벌였다고 전제한 뒤 최순실 사건으로 인해 상처입은 국민적 자부심을 어떻게 치유하느냐가 화두로 떠오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대선후보로서 자신 만의 ‘브랜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선 오세훈법, 무상급식과 관련한 주민투표 등 제 정치인생의 궤적 속에서 국민들이 기억하는 일들이 제 브랜드가 되는 것이 마땅하다”고 답했다. 인위적으로 브랜드를 만들어내려는 일부 주자들을 추종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오 전 시장은 특히 서울 청계산 원지동 추모공원 건립과 서울시내 4개 쓰레기 소각장 광역화 등 많은 사람들이 그 가치를 높이 평가하지 않지만 자랑스런 업적들이 제 브랜드를 만드는 재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임 시장들이 주민 반대로 해내지 못한 사업들을 관철해낸 ‘돌파력을 강조한 셈이다.
오 전 시장은 이날 ‘기업이 성장해야 경제가 발전한다란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성장 담론으로 ‘기업성장론을 제시했다. 오 전 시장은 경제 성장을 위한 소득은 결국 기업에서 나오는만큼 기업이 잘되어야 경제도 잘된다고 생각한다”며 대기업의 안정성과 스타트업(초기 벤처)의 혁신성을 결합시키는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특허 보호와 함께 인수·합병(M&A)이 활발히 일어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하고, 과감한 연구·개발(R&D)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는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수 없다”며 코딩 교육이나 IT를 중점으로 한 완전한 교육개혁 역시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고 밝혔다.
오 전 시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갈 바람직한 자본주의의 핵심 요인을 ‘따뜻함으로 규정하고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선한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오 전 시장은 개처럼 벌어 정승처럼 쓰라는 말은 옛말이 됐고 정승처럼 벌어 정승처럼 쓰는 기업을 만들어야 한다”며 강경책보단 유인책이 중요하다. 건전한 기업가 정신을 조성해 이익을 더 창출하고, 사회로 환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기업들의 사회적 기여를 전제로 차등의결권을 도입하고 상속·증여 관련 제도도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년 세대에 대한 솔직한 조언도 내놨다. 오 전 시장은 현재 청년 세대가 한창 활동할 15~20년 후에는 더 힘든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며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되면 일자리가 반토막날 수 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을 이끌지 못하면 주저않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과감히 도전하겠다는 각오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이코노미스트클럽 강연에는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 김진현 세계평화포럼 이사장, 현오석 AIIB국제자문단 위원, 한갑수 한국산업경제연구원 회장, 정갑영 한국생산성본부 고문,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등을 비롯해 경제분야 전문가 40여명이 참석해 오 전 시장의 특강을 경청했다.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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