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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상 신재영의 격세지감 “1년 전엔 자신감뿐이었다”
입력 2016-11-14 17:19 
신재영은 최고령 신인상이 됐다. 1년 전만 해도 1군조차 못 올랐던 그는 인생 역전 홈런을 때렸다. 사진(양재동)=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양재동) 이상철 기자] 신인상 수상자 호명 직전, 신재영(넥센)은 ‘혹시나하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자신에게 표가 너무 몰리는 게 오히려 역효과로 낳을 수 있다고.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이름이 불리면 어떻게 하지라는 불안감과 초조함이 잠깐 생겼다.
그러나 모두의 예상대로 ‘역시나였다. 신재영은 총 유효 93표 중 1위 90표를 독식했다. 그는 독보적인 존재였다. 총점 453점으로 2위 주권(147점·kt)보다 무려 306점이나 앞섰다. 그를 투표하지 않은 용지는 딱 2장이었다.
만장일치 가능성까지 제기됐지만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그래도 1위 득표율이 96.8%에 이르렀다. 신재영도 만장일치까진 기대하지 않았다. 그는 주변에서 만장일치가 어렵다고 했다. 나 역시 그러려니 했다. 3표를 못 받았는데,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라고 밝혔다.
예전만 해도 시상식 참석은 상상조차 못했다. 1년 전 이 맘 때도 일본 가고시마로 이동해 마무리훈련을 실시했다. 격세지감이다. 신재영은 자신감 하나만큼은 있었는데, 시간이 참 금방 지나갔다”라고 이야기했다.
무대에 오른 신재영은 모든 게 얼떨떨했다. 첫 경험인데 생각한 것보다 더 떨렸다고. 신재영은 뭔가 어색했다. 사실 4년간 2군에서 뛰면서 1군 경기에 뛰는 것만 꿈꿨다. 이렇게 상까지 받을 줄 상상조차 못했다”라며 수상 소감을 준비했는데 너무 떨려서 제대로 다 하지도 못했다.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도 안 난다”라고 전했다.
그는 감정이 북받쳤는지 수상 소감 도중 울컥했다. 시상식에 참석한 그의 어머니가 대형 스크린을 통해 비춰졌다. 신재영은 유년 시절 부모님 말씀을 참 안 들었다. 까불거리는 성격이라 사고도 많이 쳤다. 그래서 부모님께서 고생이 많으셨다. 프로 입문 이후에도 2군에서 전전하니 ‘내 아들이 야구선수다라고 밖에 말씀도 못 하셨다”라며 이제는 많이 뿌듯해 하신다. 앞으로 계속 잘 해야 한다”라며 웃었다.
신재영은 올해 30경기에 등판해 15승 7패 평균자책점 3.90을 기록했다. 신데렐라의 등장은 영웅군단의 대박이었다. 하지만 일회성에 그치지 않아야 하는 게 신재영에게 주어진 과제다.
신재영은 2년차 징크스도 생각해봤다. 열심히 하던 대로 한다면 징크스에 빠지지 않을 것 같다”라며 ‘올해만 통한 거다라는 말을 듣지 않으려 한다. 올해 성적만큼 내년에도 해야 하지 않겠나. 쓰리 피치가 돼야 한다. 체인지업이나 커브 중 하나를 마스터하려 한다. 또한, 목표는 승수보다 이닝과 평균자책점이다. 올해(168⅔이닝)보다 더 많은 이닝을 책임지고 싶다. 평균자책점도 3점대를 유지하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신재영은 15일부터 운동을 시작한다. 시상식 참석으로 동료보다 하루 늦지만 누구보다 새 시즌을 열심히 준비하려 한다. 그 전에 신인상 자축을 한다. 이날 저녁은 삼겹살 파티다. 배가 나올까봐 한 끼도 안 먹었더니 너무 배고프네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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