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주노동자 상습 성추행한 40대 공장 상무 '사무실 문 잠그더니…'
입력 2016-11-14 10:30 
사진=MBN
이주노동자 상습 성추행한 40대 공장 상무 '사무실 문 잠그더니…'



경기도 파주시 소재 한 부품공장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 A(40·여·필리핀인)씨는 공장 상무 B(40)씨의 행동을 더는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불이익이 있을까 지난 10년 간 수없이 참으며 지내왔지만, B씨의 '못된 짓'은 끊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결국 A씨는 지난달 초 경기 파주경찰서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지난밤 자신을 괴롭힌 '무서운 상사'를 고발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전날 저녁 A씨는 필리핀 출신의 동료들과 술을 마셨다. 같이 기숙사 생활을 하는 B씨도 함께 했습니다.


술자리가 끝난 뒤 B씨는 갑자기 A씨를 호출했습니다. 2층 사무실로 올라오라는 요청에 A씨는 용무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사무실로 갔습니다.

그런데 B씨의 태도가 돌변했습니다. 갑자기 사무실 문을 잠그더니 A씨를 추행하기 시작한 겁니다.

마침 A씨의 동생에게서 전화가 걸려와 A씨는 전화를 받아야 한다면서 도망쳤습니다.

그러나 그걸로 끝이 아니었습니다. 기숙사 방으로 도망쳤지만 B씨는 거기까지 쫓아왔습니다. 그리고 또 추행했습니다.

A씨는 또다시 다른 방으로 도망을 쳤고, 그제야 B씨를 따돌릴 수 있었습니다.

밤새 냉가슴을 앓던 A씨는 다음날 경찰에 B씨를 신고했습니다.

이날의 일이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신고를 받고 수사에 들어간 경찰은 B씨에게 괴롭힘을 당한 피해자가 A씨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미 B씨의 나쁜 손버릇 때문에 퇴사를 한 필리핀 여성이 2명이나 됐습니다. 함께 일하는 30대 필리핀 남성들도 B씨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B씨는 남녀불문 이주노동자들 사이에서 '무서운 사람'이 돼 있었습니다.

B씨는 비비탄 총을 쏘면서 남성 직원들을 괴롭혔고, 성기를 만지는 행위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다들 일자리를 잃을까, 체류 허가에 문제가 생길까 걱정하는 약자의 신분인 터라 문제 제기는 엄두도 내지 못했습니다.

이미 공장을 그만 둔 여성 중 한 명도 불법체류자 신분이어서 경찰의 설득에도 피해자로 나서지 못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회사에서도 이미 B씨의 이런 행동을 대략 인지하고 있었는데,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습니다. 회사 측은 이렇게 심각한 수준인지는 몰랐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결국 B씨를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구속해 지난달 31일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습니다.

한 공간에서 계속 생활해야 하는 피해자들에 대한 보복 우려 등이 구속영장 발부 사유가 됐습니다.

B씨는 그러나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비비탄 총을 쏜 것은 '직원들과 가까워지려고' 한 것이고 '성추행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발뺌하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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