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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선들 힘 있다” WBC A조, 예고된 ‘집중타 싸움’
입력 2016-11-14 08:38 
네덜란드는 12일과 13일,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 대표팀과의 친선경기에서 투수력 강세를 평가받는 일본을 상대로 이틀 동안 18득점하면서 화력을 과시했다. 사진(일본 도쿄돔)=AFPBBNews=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승민 기자] 타선은 모두 만만치 않다. 공략 포인트는 투구수 제한으로 극대화될 마운드의 ‘두께다.
내년 3월 고척돔에서 한국과 2017월드베이스볼클래식(이하 WBC) 1라운드를 겨룰 A조의 세 팀, 대만 네덜란드 이스라엘이 쉽게 줄 세우기 까다로운 호각세 전력을 가진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특히 타선의 힘에서 뚜렷하게 밀리는 팀이 없는 가운데 WBC의 전통적인 ‘투구수 제한 룰이 매 경기 승부처를 만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WBC 대표팀의 이종열 전력분석위원은 각 팀이 막강한 투수들을 보유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에이스의 숫자는 제한적이다. 선발이 잘 던지다가도 투구 수를 채우고 교체되면, 다음 투수에서 경기 흐름은 급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위원은 이스라엘이 고척돔행 티켓을 따냈던 지난 9월 뉴욕 브루클린 예선을 다녀온데 이어 10월에는 대만 프로야구의 포스트시즌을 정찰했고, 이후 지난주(10일~13일)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 대표팀의 멕시코, 네덜란드 평가전 4경기를 지켜봤다.
네덜란드는 12일과 13일, 일본 대표팀에 2연패했지만 두 경기 모두 연장까지 가면서 승부치기로 패하는 저력을 보였다. 비록 시즌 직후였던 일본 투수들이 최적의 컨디션으로 던지지 못했다 해도 네덜란드의 날카로운 화력은 예상 이상이었다. 데 캐스터-샘스-자라가가 나선 중심타선은 이틀 동안 10안타 9타점을 합작하며 감도 높은 득점력을 어필했다. 네덜란드는 내년 3월의 WBC 본무대에 조나단 스쿱(볼티모어) 잰더 보가츠(보스턴) 등 메이저리그 타자들이 합류할 가능성이 높아 타선의 화력이 더욱 강해질 수 있다.
여기에 대만 타자들 역시 만만찮은 활력을 평가받고 있고 투타 밸런스가 돋보이는 이스라엘은 9월 예선에서 실속 있는 장타력을 선보인 바 있다. 이스라엘계 미국 선수들이 주축이 된 탄탄한 로스터를 짰던 이스라엘은 영국과의 결승에서 3홈런을 터뜨리며 승부의 흐름을 힘 있게 끌어 당겼다.
이 위원은 모든 팀이 힘 있는 타선을 갖고 있는 만큼 투수 교체 타이밍에서의 흐름 싸움이 치열할 것 같다. 승부처에서 다득점 싸움으로 승패가 갈리는 패턴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일본 역시 13일의 2차전에서 6회까지 2-8로 뒤졌으나 7회 등장한 네덜란드 3명의 릴리프 투수들을 2루타 4개가 포함된 6안타로 두들기며 삽시간에 6득점, 8-8 동점을 만들었다. 일본은 하루 전인 12일의 1차전에서도 1-5로 뒤지던 5회 선두 오오타니가 솔로홈런을 터뜨린 것을 시작으로 한 이닝에 6점을 몰아 뽑으면서 흐름을 되돌렸다. 바꿔 말하면 네덜란드는 13일 3이닝 1실점한 선발 마크웰을 비롯, 6회까지 던진 3명의 투수가 일본타선을 2실점으로 잘 막았지만, 7회 한순간에 불펜이 무너지면서 승리를 놓치고 말았다.

네덜란드에는 밴덴헐크(소프트뱅크)의 합류가 유력하고 13일 일본전 선발이었던 왼손 마크웰은 지난 2013년 WBC 때 한국을 4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꽁꽁 묶었던 투수다. 한국은 당시 네덜란드에 0-5로 패하면서 1라운드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스라엘은 영국을 상대했던 브루클린 예선 결승에서 ML 출신 제이슨 마키(전 신시내티 레즈)가 4이닝 퍼펙트 피칭을 펼쳤다.
탄탄한 에이스들은 확실히 위협적이다. 투구수 제한으로 마운드가 교체되는 타이밍마다 치열하게 찬스를 나눠가질 흐름 싸움에서 어느 팀 타선이 더욱 집중력 있게 다득점에 성공하느냐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내년의 4회 대회 규정은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2013년 제3회 WBC에서 1라운드의 투구수 제한은 투수 당 65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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