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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례행사 된 해외진출 눈길, 이번에도 ‘뜨거운 감자’
입력 2016-11-14 06:01 
김광현(오른쪽)과 양현종은 2년 전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이번에는 FA자격으로 재도전에 나섰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올해도 다르지 않다. 최근 몇 년간 반복됐던 FA자격 선수들의 해외진출 움직임이 다시 연출되고 있다. 이제 연례행사라 불려도 될듯하다.
지난 11일을 기점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15명이 권리를 행사했다. 이전과 다르게 원 소속팀 우선협상이 폐지되며 초반 흐름이 다소 생소하게 흐르고 있다. 첫 시도기에 더욱 그러한 측면이 있다. 대어급은 물론 준척급들의 행보도 쉽게 예상하기 어렵다. 구단들 눈치경쟁도 더욱 치열해졌다.
다만 제도의 변화 때문만은 아니다. 최근 몇 년간 반복되고 있는 일부 FA 선수들의 해외진출 움직임 역시 이러한 ‘깜깜이형국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이제 겨울만 되면 팬들은 원 소속팀과 국내 타 구단은 물론 일본리그 및 메이저리그 동향까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쟁자들이 많아지니 선수들 계약이 이뤄지는 시기도 늦어지고 몸값도 기준보다 높아진다. 우선협상 폐지 제도변화까지 맞물리며 올 시즌 FA 시장은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 펼쳐지게 된 것. 첫 3일 동안 단 한건의 계약도 없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현재 내년 시즌 해외진출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내비친 선수 FA선수들은 5명에 달한다. 투수로는 김광현(SK)과 양현종(KIA), 차우찬(삼성)까지 빅3라 불리는 세 선수가 있으며 타자로는 최형우(삼성)와 황재균(롯데)이 도전의사를 보이고 있다. 물론 선수별 안팎의 상황은 다르다. 김광현과 차우찬은 현재 메이저리그로부터 신분조회가 들어온 상태고 황재균은 일찌감치 미국 현지에서 개인훈련을 펼치고 있다. 곧 일종의 쇼케이스도 예정된 상황이다. 양현종은 메이저리그 뿐 아니라 일본리그의 제안도 귀를 기울일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적으로 몇 명이나 해외리그 진출을 이룰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으나 5명 이상이 해외리그를 정조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팬들은 이런 광경이 낯설지만은 않다. 이미 몇 년간 비시즌마다 경험한 현상이기 때문.
지난 시즌 종료 후 김현수(왼쪽)은 FA 자격으로 볼티모어와 2년 계약에 성공했다. 사진=볼티모어 제공
지난 시즌 뒤에는 박병호(미네소타)와 김현수(볼티모어)가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고 두 시즌 전에는 강정호(피츠버그)가 진출했다. 4년 전에는 류현진(LA다저스)이 메이저리그로 무대를 옮겼다. 메이저리그에 입성하지 못했지만 윤석민(KIA)도 2014시즌을 앞두고 미국무대에 진출했다가 1년 만에 국내로 복귀했다. 이대호와 오승환은 각각 4년 전과 3년 전 KBO리그에서 일본 프로야구로 진출했다.
물론 모든 선수가 FA 방식으로 해외리그에 눈을 돌렸던 것은 아니다. 또한 모두가 진출에 성공한 것도 아니다. 박병호, 강정호, 류현진은 입찰방식인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진출했고 손아섭, 황재균은 같은 방식으로 진출이 좌절됐다. 이번과 달리 2년 전 김광현과 양현종 역시 포스팅시스템을 시도했는데 진출까지 이뤄지지는 못했다. 이대호와 오승환은 일본리그를 거쳐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고 김현수와 윤석민 만이 FA자격으로 미국 땅을 밟았다.
방식도 다르고 계약유무도 다르다. 그럼에도 공통점이 있다면 시즌이 끝난 뒤 저마다 뜨거운 감자로 이목을 집중시켰다는 것. 포스팅시스템의 입찰방식과 자유계약 모두 한미 언론의 큰 관심 속 비시즌 최대 이슈 중 하나였다. 계약유무와 KBO리그 FA 및 차기시즌 연봉, 구단별 역학구도에 큰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포스팅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 도전이 좌절된 황재균(사진)도 이번에 FA 자격을 통해 메이저리그 노크에 나섰다. 그는 일찌감치 미국 현지에서 개인훈련을 펼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이 같은 몇 년째 흐름이 이번 스토브리그에도 예외 없이 나타나고 있는 것. 규모로 봤을 때 가장 많고 성사 됐을 경우 비시즌 최고의 화젯거리가 될 전망이다.
다만 이전에 비해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내실을 따져봤을 때 올해는 선수들을 향한 해외구단의 수요와 보장될 연봉과 계약조건이 높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당사자들의 의지 또한 예년에 비해 강하지 않은 분위기가 감지됐다. 이런 측면에서 올해 스토브리그는 이전 몇 년과 비슷한 흐름 속 묘한 차이점도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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