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100만명의 평화집회…시민의식은 일등이었네
입력 2016-11-13 15:38 
12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 3차 집회를 마친 시민들이 쓰레기를 치우고 있다.

지난 12일 서울 도심에 약 100만명(주최측 추산)이 모인 민중총궐기 투쟁대회는 역사상 가장 많은 인원 모인 집회로 기록됐지만, 우려와 달리 큰 폭력 없이 평화적으로 마무리됐다. 집회가 마무리된 이후 일부 시민단체와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현장 주변 쓰레기에 주워 담아 한 쪽으로 치워놓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돋보였다.
지난 2014년 미국서 흑인소년 사망으로 전역에 들불같이 시위가 번지고 곳곳에 수만명 규모씩 집회가 일어났을 때 미주리주 퍼거슨시를 비롯해 메릴랜드 볼티모어 등에선 곳곳에 상점강탈과 방화 등으로 몸살을 앓았다. 이번 최순실 사태를 겪으며 미국 언론들이 한국이 샤머니즘에 농락당했다”고 조롱했지만, 집회 질서면에선 한국이 훨씬 선진국 다웠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해 11월 14일 고(故) 백남기 농민이 경찰 물대포에 맞아 쓰러졌던 민중총궐기 집회 때 보였던 폭력 양상과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지난해에는 노동단체를 중심으로 집회가 이뤄진 반면 올해는 정부에 분노해 자발적으로 참여한 시민들이 절대 다수를 차지해 선동·폭력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공식적으로 집회가 10시 30분 이후 특히 사람이 많이 모였던 광화문 세종대왕 상 인근에서는 자발적으로 바닥에 보이는 쓰레기를 줍는 시민들이 많았다. 일부 시민들은 바닥에 떨어진 촛농까지도 휴대전화 손전등으로 비추며 긁어내기도 했다.

이날 수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칩회 도중 탈진해 쓰러지는 시민들이 속속 나왔다. 119 구급차가 등장할 때는 사람으로 말디딜 틈이 없는 가운데서도 시위대가 ‘모세의 기적처럼 길을 터주는 모습도 연출됐다.
그러나 이날 공식적인 집회 종료 이후 일부 과격·선동 단체가 시위를 이어가면서 경찰을 상대로 물리적인 충돌과 폭력을 행사해 평화적인 분위기에 흠집을 남겼다. 선량한 민심의 목소리를 왜곡될 수 있었지만, 다행히 시민들이 동조하지 않아 큰 폭력으로 번지지는 않았다. 경찰 폴리스라인이 설치된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인근 내자동로터리에서는 일부 시위대들이 경찰과 대치하면서 실랑이를 벌였다.
시위대와 시민 약 1900명(경찰 추산)이 광화문 일대에서 집회를 벌였다. 이곳 경찰 차벽 앞에서 13일 오전 2시30분까지 000명(경찰 추산)이 모여 경찰과 맞섰다.
이 과정에서 과거 통진당으로 추정되는 세력과 일부 마스크를 쓴 참가자들은 청와대 압으로 진격해야 한다”며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을 선동하며 물리적 충돌을 일으키기도 했다. 일부 집회 참여자들은 경찰 폴리스 라인 뚫고 청와대 200m까지 전진하기도 했다.
오후 11시 시 10분께 일부 선동 세력이 경찰 버스 위까지 올라가 청와대 방면으로 진출을 시도했다. 경찰들도 차벽에 올라 맞대응하면서 몸싸움을 벌였다. 자칫 차벽 주위에서 시민과 경찰도 부상당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 연출됐다. 선동 단체는 소리를 지르며 주변에 폭력을 유도했지만, 오히려 시민들은 차벽에 올라간 참가자에게 선동하지 말고 내려오라”고 소리쳤다.
13일 자정이 넘은 시각까지 집회가 이어지자 경찰은 강제해산 명령을 내렸고, 오전 2시40분 시위대를 강제 해산했다. 경찰은 강제 해산에 불응한 집회 참가자 23명을 ‘공무집행방해와 ‘해산명령불응죄 등 혐의로 연행했다. 집회를 관리한 경찰관 4명과 의경 4명 등 총 8명도 부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이날 내자동 로터리에서는 술에 취한 50대 남성이 20대 여성을 성추행했다가 현장에서 체포되기도 했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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