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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①] 엄태화 감독 “나이·성향 비슷했던 강동원과 편하게 작업했죠”
입력 2016-11-12 09:36 
사진=쇼박스 제공
엄마를 잃은 후 새 아빠와 함께 화노도로 이사 온 수린(신은수 분). 자신만의 공상에 빠져 홀로 지내는 수린에게 성민(이효제 분)이 먼저 다가온다. 둘만의 암호로, 둘만의 공간에서, 둘만 아는 추억을 쌓아가는 그들. 어느 날, 공사장 발파 현장을 구경하기 위해 친구들과 산으로 가고 그곳에서 모두가 실종된 채, 유일하게 수린만 돌아온다. 그리고 며칠 뒤, 자신이 성민이라는 남자가 수린 앞에 나타난다. ‘멈춰진 시간에 갇혀 어른이 되었다는 성민(강동원 분). 수린만이 성민을 믿어주는 가운데 경찰과 마을 사람들은 의심을 거두지 못하고 성민은 쫓기는 상황에 이르게 되는데…/‘가려진 시간


[MBN스타 최윤나 기자] 영화 ‘잉투기를 통해 충무로에 강한 인상을 남겼던 엄태화 감독이, 배우 강동원의 손을 잡고 ‘가려진 시간으로 첫 장편 데뷔를 앞두고 있다. 강동원이라는 흥행 보증 수표라 불리는 배우와 함께 ‘쌩 신인 신은수를 동시에 캐스팅 했던 그의 선택은 관객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을까.

◇ 첫 장편 영화로 ‘가려진 시간을 선택했다. ‘가려진 시간이라는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는?

시공간이 멈춰진 세계를 가지고 이야기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거기서 어떤 이야기를 할까 생각을 하기 위해 이미지 서칭을 했죠. 하다가 그 그림을 목격했고, 그 두 사람의 사연을 생각해봤어요. 멈춘 세계와 만나면서 이야기가 발생을 했죠. 큰 파도가 치고 있었고, 어떤 남자와 어떤 여자가 마주보고 있는 그림이었어요. (작품의) 이름은 없었고, 그림만 있었던 걸로 기억해요.”

◇ ‘잉투기도 그렇고, 매번 이야기의 색깔이 독특하다. ‘가려진 시간의 이야기를 구상할 때 특별한 과정이 있었나?

그냥 왜 이런 이야기가 됐을까 나중에 생각을 해봤을 때, 저는 이야기를 가지고 쓰는 타입이 아닌데, 재밌을 것 같은 이야기를 생각하고 나중에 고민하는 편인 것 같아요. 그랬을 때 믿음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라고 결론이 내려졌고, 또 왜 그랬을까 생각해보니 지금 살고 있는 이 시대가 뭐 하나 쉽게 믿기 힘든 세상이잖아요. 어렸을 때는 조금 더 뭔가를 받아드릴 때 편하게 쉽게 믿은 것 같은데, 어른이 되면서 의심도 많아지고 믿기가 힘든 세상에 살고 있구나란 생각이 든 게 서글퍼지기도 했어요. 그래서 오히려 그것에 대한 반발작용으로 누군가를 믿는 이야기를 쓴 게 아닌가 싶고요.(웃음)”



◇ ‘가려진 시간에 강동원을 캐스팅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시나리오를 쓰면서 성인 남자와 소녀의 이야기인데, 이게 뭔가 다른 식으로 해석되지 않았으면 했어요. 둘 다 아이 같은 모습이길 원했는데, 그 설정만 보고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굳이 그런 요소를 그렇게 해석하지 않길 바라서, 어른이지만 소년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 배우를 생각했었어요. 동시에 이 이야기가 만화적인 설정인데, 그랬을 때 가장 잘 어울릴 배우가 누굴까 했을 때 강동원 씨가 떠올랐죠. 그래서 시나리오를 드렸고, 하시기로 결정을 했었어요.”

◇ ‘가려진 시간, 영어 제목은 ‘vanishing time이다. 이런 제목을 선택하게 된 이유가 있었나?

둘 다(한글과 영어) 사실 맞는 말이에요. 제목을 짓는 게 굉장히 어려웠어요. 멈춰진 세계를 표현하는 게 직접적이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을 했죠. 지금은 다 알려진 상황이라 큰 의미가 없지만 그때는 그게 고민이 됐던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좀 더 시적인 선택을 했죠. 그 이후에도 여러 제목을 고민을 했었어요. 사실 마땅한 제목이 떠오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쭉 여기까지 왔다. 사실 ‘시간요괴라는 제목도 있었어요(웃음).”

사진=쇼박스 제공


◇ ‘가려진 시간을 하기 전에 강동원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나? 영화를 함께 한 이후에 달라진 생각이 있나?

아무래도 강동원 씨가 공식석상에 많이 나오는 편은 아니잖아요. 그래서 어딘가 신비스럽고 베일에 싸여있는 느낌이었어요. 저도 말이 많은 편이 아니고, 그래서 현장에서 둘 다 말없이 있을까봐 걱정했는데 처음만나서 그런 걱정이 사라졌어요. 상대방을 편하게 만드는 배려도 있었고, 말이 잘 통했죠. 나와 나이대도 비슷하고 성향도 비슷한 것 같았어요. 뭔가를 강요하는 성격이 아니고요. 그런 것도 좀 더 편하게 했던 것 같아요.”

◇촬영장에서 강동원이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는데, 감독 입장으로서 그런 것들이 도움이 됐었나?

(강동원의 의견이) 동의가 됐어요. 어쨌든 중요한 장면(강동원의 첫 등장신)을 찍을 때였거든요. 처음 둘이 만날 때 나온 이야기인데, 수린이 입장에서 공포스럽고, 관객들도 반갑기도 하겠지만 수린이에 몰입해서 보고 있어서 심각한 장면이었어요. 거기서 분장이 너무 과해서 몰입이 깨질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 얘기를 했었죠. 충분히 공감이 됐어요. 물론 그게 영화적으로 봤을 때 도움이 된 건 수린이가 상상하는 범위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니까, 그렇게 봤을 때 너무 리얼리티를 따져서 과하게 갈 필요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감정선의 경우에는, 아이도 아닌 어른도 아닌 상황인데 여기서 어려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찍을 때도 적정선을 유지하기 위해서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제가 연기가 좋아서 오케이를 해도 (강동원이) 모니터를 하고 조금 더 아이스럽게 가자고 하면 그렇게 찍자고 했죠. 편집할 때 다시 보면 되는 거니까 그런 의견 교환은 많이 했어요.”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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