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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생명, PCA 인수…자산 32조 `생보사 빅5`로
입력 2016-11-10 20:57 
미래에셋생명이 PCA생명 인수를 통해 국내 5위 생명보험사로 도약했다.
10일 미래에셋생명은 PCA생명 지분 전량(2339만5700주)을 17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서(SPA)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작년 말 미래에셋생명의 연결기준 자기자본의 9.15% 규모다. 지난해 말 현재 자산 기준으로 생명보험업계 6위(27조원)였던 미래에셋생명은 PCA생명(자산 5조원) 인수로 총자산을 32조원으로 불리면서 ING생명(30조원)을 제치고 자산 규모 5위 생보사로 덩치를 키우게 됐다. 1999년 영국 푸르덴셜그룹이 영풍생명을 인수한 뒤 PCA생명으로 개명한 바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8월 PCA생명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뒤 지난 수개월간 예비실사를 진행해왔다. 당초 시장에서는 PCA생명 매각가격을 3000억원 안팎으로 예상했지만 최종 인수가격은 예상가의 절반 수준인 1700억원으로 결정됐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PCA생명이 미래에셋생명 주력 상품인 변액보험 분야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는 만큼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보고 인수한 것"이라며 "이번 인수를 통해 최고의 은퇴설계 전문 보험사로 발돋움할 계획"이라고 인수 배경을 설명했다.
변액보험은 보험계약자가 낸 보험료 중 일부를 주식·채권 등에 투자한 뒤 운용실적에 따라 투자 성과를 나눠주는 보험 상품이다. 수익과 손실 모두 계약자가 부담하는 만큼 보험사가 감수하는 리스크가 적은 게 상품 특징이다.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PCA생명의 변액보험 자산은 3조8330억원으로 총자산의 72%에 달한다. 미래에셋생명 자산 중 22%(6조455억원)도 변액보험 상품이다. 두 회사의 변액보험 자산을 합치면 10조원에 육박한다. 변액자산만 놓고 보면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에 이은 업계 4위 규모다. 규모뿐 아니라 수익률 측면에서 두 회사의 변액보험은 업계 최고 수준이다. 8월 말 현재 미래에셋생명 변액보험의 3년 수익률은 15.18%, PCA생명은 12.69%로 나란히 1·2위를 기록했다. 5년 수익률도 각각 18.92%, 18.91%로 각각 3·4위를 차지했다. 2021년 새 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에 따른 생보사들의 자본 확충 부담이 큰 상황에서 확정금리형 연금 상품 비중이 낮은 PCA생명의 매력이 돋보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변액보험을 주력으로 판매한 덕택에 고금리 역마진 상품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앞서 미래에셋생명은 이번 인수에 대비해 희망퇴직 등을 통한 인원 감축을 추진해 왔다. 연초 실시한 희망퇴직을 통해 59명을 감원했고 최근에는 계열사인 미래에셋증권으로 이동할 의사가 있는 직원들의 신청을 받았다. 이를 통해 올해 전체 직원 1300여 명의 18% 수준인 230여 명을 감축할 예정이다. PCA생명 인수에 따른 조직 비대화를 우려해 선제적인 조직 슬림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안방보험의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 인수로 시작된 보험업계 지각변동이 이번 미래에셋금융그룹의 PCA생명 인수로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인수·합병(M&A) 시장에는 ING생명과 KDB생명이 매물로 나와 있다.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프로그레시브딜(경매호가식 입찰) 방식으로 진행 중인 ING생명 인수전에는 JD캐피탈과 타이핑생명, 푸싱그룹 등 중국계 자본 3곳을 포함해 4~5개 업체가 뛰어든 상태다. 지난달 산업은행이 추진한 KDB생명 공개매각 예비입찰에는 IBK투자은행 사모투자펀드(PEF)와 중국계 금융사 2~3곳이 참여해 최근 실사에 돌입했다. 앞서 2014년 진행했던 두 차례 매각 시도가 무산됐던 만큼 산은은 이번에 어떻게든 매각을 성사시키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매각 주체들의 의지가 강한 만큼 남은 M&A가 마무리되면 생명보험사 업계 지형도가 크게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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