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국내 부동산펀드 설정액 11년만에 꺾여
입력 2016-11-10 17:26  | 수정 2016-11-11 13:31
기관들이 국내 빌딩에 주로 투자하는 부동산펀드 설정액이 11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국내 빌딩 가격이 이미 충분히 올랐다고 판단한 기관들이 국내 부동산펀드에서 자금을 빼서 해외 부동산펀드에 넣은 것으로 분석된다. 기관투자가들이 해외 부동산 투자에 적극 나선 것은 이미 오래됐지만 국내 부동산에 대한 투자를 줄이면서 해외 부동산 투자를 늘린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제로인에 따르면 올 초 27조9440억원이었던 국내 사모 부동산펀드 설정액은 26조3851억원으로 10개월 만에 1조5589억원 감소했다. 2005년부터 작년까지 매년 국내 사모형 부동산펀드 설정액은 꾸준히 증가한 바 있다.
반면 해외 사모 부동산펀드 설정액은 올해도 늘었다. 올 초 8조7226억원에서 10조4690억원으로 1조7464억원 증가했다. 국내 사모형 부동산펀드 설정액 감소분 이상으로 해외 사모형 부동산펀드 설정액이 늘어난 셈이다.
사모형 부동산펀드는 주로 기관들이 빌딩에 투자하는 용도로 활용된다. 그러나 최근 국내 빌딩 대신 해외 빌딩에 대한 투자 비중을 빠르게 확대했다. 순자산금 기준 국내 부동산펀드를 선도하는 이지스자산운용의 이규성 전무는 "국내 시장은 매물이 별로 없지만 해외는 투자 기회도 많고 딜 규모도 크다"고 전했다.

윤창선 세빌스 인베스트먼트 코리아 대표는 "주로 국내 오피스 빌딩에 투자했던 기관투자가들이 공실률 증가, 수익률 하락 등 우려가 커지자 국내 빌딩 매입 대신 매각에 주력하고 있고, 내년에도 이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황규완 대신증권 연구원은 "빌딩 투자는 7~8% 수준의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국내에서는 빌딩 가격이 너무 많이 올라 눈높이를 충족시킬 만한 매물이 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황 연구원은 "미국은 뉴욕이나 LA 등 1선 도시의 빌딩 가격은 이미 많이 올랐지만 애틀랜타 등 2선 도시는 공실률이 낮으면서도 싼 빌딩이 적지 않아 이들 도시 중심으로 기관투자가들이 투자 대상을 물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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