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혔던 종목들이 공모 흥행에 연달아 실패했다. 대내외 악재로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상장을 추진 중인 두산밥캣은 전날 마감한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 경쟁률이 0.29대 1을 기록했다. 두산밥캣은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전체 공모 주식의 20%인 600만5600주를 배정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이중 171만3000주만 청약한 것으로 집계됐다.
공모 첫날 경쟁률은 0.3대 1을 기록했다. 보통 청약 첫날은 투자자들의 ‘눈치보기가 이어져 이튿날 청약이 몰린다. 그러나 두산밥캣은 이튿날 오히려 취소 주문이 들어오면서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왔다.
앞서 한 차례 상장을 연기하고 공모가와 공모 물량을 낮춰 재도전한 상태라 실망감은 더욱 부각됐다. 두산밥캣의 기존 희망공모가는 4만1000~5만원이었지만 두번째 도전에서는 공모가를 3만원으로 확정했다.
대표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가 청약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코스피는 2.25% 하락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미국 대선 영향으로 오전부터 주식시장이 급락하는 바람에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며 이는 일반 공모주 투자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또 다른 ‘IPO 대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청약 실적도 기대치를 밑돌았다. 지난주 마감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일반 청약 경쟁률은 45.34대 1을 기록했다. 공모가는 희망 범주 상단인 13만6000원으로 결정돼 흥행 기대감을 키웠지만, 제약·바이오 업종 침체로 흥행은 부진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청약 실적은 그룹 내 다른 기업들보다 낮은 수준이다. 제일모직은 2014년 상장 당시 194.9대 1을 기록했고, 삼성SDS는 135.19대 1을 타나냈다.
대형 종목들이 연달아 부진한 성적표를 거두면서, IPO시장은 한층 냉랭해질 전망이다. 미국 대선 이후 금융시장의 단기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투자 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당초 올해 마지막 대형 IPO가 될 것으로 기대됐던 넷마블게임즈는 상장 시기를 내년 초로 맞출 전망이다.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올해 중에 신작 ‘리니지2를 내놓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신작의 흥행에 맞춰 상장하는 게 투자 관심을 얻기에 낫다는 판단이다.
넷마블게임즈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해 지난 9월 말 주권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했다. ‘패스트 트랙 등 특별 절차를 거치지 않는 이상, 증권신고서 제출과 공모 일정을 감안해 내년 초 거래가 시작될 전망이다.
[디지털뉴스국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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