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미약품·사노피 “생산지연 이유 밝힐 수 없다”…의문 증폭
입력 2016-11-08 16:54  | 수정 2016-11-08 17:45

한미약품과 사노피가 올해 진행할 예정이었던 에페글레나타이드 임상3상을 내년으로 연기하면서 생산일정 지연에 따른 것”이라는 짤막한 문구 외에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지 않아 시장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8일 한미약품과 프랑스 사노피 본사는 임상3상 지연사유에 대해 어떤 생산문제인지, 문제의 심각성은 어느 정도인지 묻는 질문에 대해 양사 모두 ‘민감성 정보라며 답변을 거부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미약품이 지난해 11월 프랑스 사노피에 39억유로(약 4조9000억원)에 기술수출한 지속형 당뇨신약 포트폴리오인 ‘퀀텀 프로젝트 가운데 개발속도가 가장 빠른 신약 물질이다. 이관순 한미약품 사장은 지난달 2일 베링거인겔하임 계약해지와 늑장공시 파문을 해명하면서 에페글레나타이드 임상3상 개시는 매우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한달도 채 지나지 않은 지난달 28일 한미약품은 자사 생산일정 지연으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임상 3상이 내년으로 미뤄졌다고 밝혔다. 사노피의 답변도 동일했으며, 양사 모두 그 이상의 설명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퀀텀 프로젝트는 지난해 8조원 규모로 추정된 한미약품 기술수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다 임상연기로 인해 올해 4분기 실적에도 악영향이 있는 만큼 시장의 관심이 높은 계약 건이다.
특히 한미약품은 사노피와 계약이 해지될 경우 최대 2억유로(2500억원)를 반환해야 할 의무가 있어 만약의 경우 계약해지에 따른 리스크가 크다. 한미약품은 작년 11월 기술수출 공시 때에는 해당사항을 명기하지 않았다가 올해 3월 발표한 작년 실적보고 때에야 주석으로 해당 조항을 언급한 바 있다.
회사측은 전문가를 동원해 생산문제의 해결 가능성과 대략적인 시기에 대해 이미 계산을 마쳤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투자자들이 ‘생산지연이라는 네글자만으로 현 상황을 판단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임상연기가 약물 자체의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일정지연만으로도 제품상업화와 회사실적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어떤 이유로 지연됐고 어떤 해결 노력을 하고 있으며, 어느 정도 가능성으로 기다리고 기대할 수 있는지 밝히지 않으면 시장의 의구심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KTB투자증권은 임상지연에 따라 이미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신약가치를 기존 1조5000억원에서 1조로 낮췄다. 출시 예상시기는 2019년에서 2020년으로 미뤘고 목표 시장점유율도 30%에서 20%로 낮췄다. 이혜린 연구원은 한미약품은 베링거인겔하임 계약해지 이슈 이후 투자신뢰도가 급격히 하락한 만큼 이번 이슈에 대한 구체적 설명이 없을 경우 기업가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디지털뉴스국 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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