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주하의 11월 7일 뉴스초점-오만한 권력과 검찰
입력 2016-11-07 20:20  | 수정 2016-11-07 20:59
지난 주말 서울 광화문 앞은 수많은 촛불로 가득 찼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두 차례 사과를 했지만,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목소리는 점점 더 커지고 있는거죠.

이런 와중에 검찰에 출두한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모습은 혹시나 하고 기대했던 국민에게 역시나 또 다시 깊은 좌절을 안겨줬습니다.

자금 횡령과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 기자들이 질문 하자, 매섭게 쏘아본거죠. 포토라인에 서면 웬만한 사람은 얼굴도 못 든다는데 말이지요.

하다못해 온 나라를 뒤흔든 최순실 씨도 죽을 죄를 지었다며 신발이 벗겨질 정도로 정신없이 밀려 들어갔는데… 참, 대단하죠.

'황제 소환도 모자라 황제 조사를 받고 나왔다'
-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

'겁찰(겁 먹은 검찰)이 우갑우(갑질하는 우병우) 사건 수사를 마지막으로 문을 닫으려고 작정한 것 같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

여기서 잠깐 민정수석의 역할을 볼까요. 민정수석은 흔히들 대통령의 눈과 귀를 담당한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대통령 퇴진 이야기까지 나오는 지금, 우 전 수석은 본인의 할 일, 국민의 의견을 잘 전달하고 제대로 국정을 보좌했다고 자부하는 걸까요.

우 전 수석이 확실하게 한 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대통령을 앞세워 검찰에 군림한거죠.

팔짱을 낀 우병우 전 수석 앞에 머리를 조아리고 있는 검찰 관계자….


검찰은 우병우 전 수석에 대한 각종 의혹이 터지고 한 달이 지나서야 특별수사팀을 꾸렸고,
수사의 기본인 자택과 휴대전화 압수수색도 생략했으며, 특별한 이유도 없이 무려 75일이 지나서야 소환을 했습니다.

이 사진이 공개되고 검찰에 대한 비난이 들끓자 검찰은 뒤늦게나마 직무유기 혐의도 수사하겠다고 밝혔지만, 스스로의 수사의지 없이 여론의 눈치를 보며 떠밀리듯 하는 수사가 제대로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혹시 용기가 될까 싶어 전합니다.

지난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을 수사했을 때, 당시 우병우 검사가 한 말이라는데요. '노무현 씨, 당신은 더 이상 대통령도, 사법고시 선배도 아닌 그저 뇌물수수 혐의자로서 이 자리에 앉아 있습니다.' (출처: 조선일보 보도 중)

검찰 앞에 선 우병우 전 수석은 대통령을 잘못 모신 죄책감 대신 국민 앞에서 오만하고 거만한 태도를 보여줬습니다. 검찰이 만약 이런 오만한 권력을 제대로 심판하지 못한다면 그 어떤 국민에게 떳떳할 수 있을까요. 국민의 신뢰를 영원히 잃게 되는 건 당연한 일일겁니다.

이제 우병우 씨는 전직 검찰이고, 전직 민정수석 입니다. 또, 기자의 눈과 입은 국민의 눈과 입이며, 오만한 권력은 나라를 망하게 하기 때문에 반드시 처벌해야 합니다.

지금 검찰이 배려하고 눈치봐야 하는 이들은 모든 권력이 나오는 '국민'이란 걸 다시 한 번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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