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무리한 끼어들기가 만든 비극…눈물뿐인 관광버스 사고 장례식
입력 2016-11-07 17:34 
관광버스 사고/사진=연합뉴스
무리한 끼어들기가 만든 비극…눈물뿐인 관광버스 사고 장례식


전날 경부고속도로 대전 회덕분기점에서 관광버스가 옆으로 넘어지는 사고로 아내 김모(51·여)씨를 잃은 권병설(53)씨는 오늘(7일) 경기 오산의 한 장례식장에서 허망한 표정으로 조문객들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사고가 난 관광버스는 권씨의 아내가 수년 전부터 활동했던 수원의 한 산악회원들이 탑승했던 차량입니다.

오전 7시께 수원 화성행궁에서 출발해 대둔산으로 산행을 가는 일정이었습니다.

사고 당일 권씨는 아침 일찍 집을 나서는 아내를 미처 배웅하지 못했습니다.


아내가 산에 가기 위해 현관문을 열었던 소리가 그날 아침 권씨가 기억하는 아내의 마지막입니다.

권씨는 "아내를 따라 한두 차례 산악회원들과 산행을 갔던 적이 있다"면서 "평소 산다람쥐라고 불릴 정도로 건강했던 아내는 매주는 아니더라도 회사 동료들이나 지인들과 함께 꼬박꼬박 산을 찾았다"고 애통해 했습니다.

이어 "언론에 보도된 사고 당시 블랙박스 영상은 아직 확인하지 못했지만, 관광버스 앞으로 승용차 한 대가 급하게 옆에서 끼어들어 사고를 유발했다는 말은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그는 "승용차 운전자에게 일차적인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은 물론 방어운전을 제대로 하지 못한 버스 기사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씨가 안치된 빈소 바로 옆에는 같은 버스에 올랐던 홍모(48·여)씨의 빈소도 마련돼 있습니다.

홍씨의 막내딸(22)은 중국에서 어머니의 비보를 듣고 현재 장례식장으로 오는 중입니다.

교환학생으로 선발돼 중국으로 떠난 지 3개월 만입니다.

홍씨의 올케 송혜정(43·여)씨는 사고로 시신이 많이 훼손되고 소지품도 발견이 안 돼 전날 밤 9시가 넘어서야 시신이 확인됐다"면서 "경찰이 집에 찾아와서 사망 소식을 알리기 전까지 가족들 누구도 짐작조차 못 해 충격이 컸다"고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송씨는 "가족들은 하루아침에 가족을 잃고 날벼락을 경험하고 있다"면서 "사고에 대한 책임소재가 분명히 가려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두 고인에 대한 발인은 오는 8일 나란히 진행됩니다.

전날 6일 오전 9시 32분께 대전시 대덕구 신대동 경부고속도로 부산 방향 회덕 분기점 인근(부산 기점 278㎞)에서 이모(55)씨가 몰던 관광버스가 도로 옆에 설치된 가로등 등 구조물을 들이받고 우측으로 넘어졌습니다.

이 사고로 김씨 등 승객 4명이 숨지고, 22명이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사고는 호남고속도로 지선 쪽으로 가던 흰색 쏘나타 승용차가 경부고속도로 쪽으로 방향을 바꿔 관광버스 앞으로 끼어든 게 발단이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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