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미쉐린가이드의 별을 딴 서울식당은 24곳
입력 2016-11-07 16:09 

서울 신라호텔 한식당 ‘라연(셰프 김성일)과 청담동 한식당 ‘가온(셰프 김병진)이 한국에서 미쉐린 별 3개를 획득한 첫 레스토랑에 올랐다.
116년 역사를 지닌 ‘전세계 미식가들의 성서 미쉐린 가이드는 7일 28번째 미쉐린 레드 가이드 서울편 발표회장에서 한식의 전통을 지켜온 두 식당을 미쉐린 3스타 식당으로 선정했다. 올해 발간된 중국과 싱가포르편에서는 스리 스타 식당 각각 1곳에 불과했다.
미쉐린 3스타는 전세계 식당 111곳만이 획득했을 정도로 ‘하늘 별따기다. 미쉐린에 따르면 3스타는 ‘요리가 매우 훌륭해 맛을 보기 위해 특별한 여행을 떠날 가치가 있는 식당이다. 전문 평가원(인스펙터)이 신분을 숨기고 여러 차례 식당을 방문해 엄격한 평가를 진행하며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결정된다.
레드 가이드 서울편 발간을 총괄한 마이클 엘리스 미쉐린 이사는 이날 시상식에서 이틀 전 가온에서 식사했는데 셰프(김병진)의 독창성과 개성, 직관을 느꼈다”며 서울이 역동적인 미식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뛰어난 요리 품질과 다양성을 지닌 훌륭한 레스토랑이 많았다”고 평가했다.

미쉐린 가이드 서울편은 아시아에서 일본, 중국, 싱가포르에 이어 4번째로 발간됐다. 서울편에서 선정된 스타 셰프 식당은 모두 24곳이다. 2스타를 받은 ‘곳간(셰프 이종국)과 ‘권숙수(셰프 권우중), 1스타를 받은 ‘품(셰프 노영희)과 ‘정식당(셰프 임정식), ‘밍글스(셰프 강민구), ‘비채나(셰프 방기수), ‘큰기와집(셰프 한영용) , ‘발우공양(셰프 김지영) , 보름쇠(셰프 김경수)등 한식당이 무려 13곳으로 압도적이었다. 전문가들은 미쉐린 별을 획득한 한식당이 앞으로 전세계 미식가들을 끌어들여 한식 세계화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에 3스타 식당 ‘가온과 1스타 식당 ‘비채나는 도자기 기업 광주요가 운영하는 식당이다. 10년 이상 숙성한 된장과 간장, 최고 식재료만 엄선해 죽, 냉채, 찜, 생선, 고기 등 코스를 내놓는다. 옥돔 구이와 시래기 솥밥, 문어 숙회, 한우 족편 등 다양한 음식이 특징이다.
음식이 담길 전통 도자기까지 직접 제작한 조태권 광주요 회장은 오늘은 전 세계가 인정하는 미쉐린 레드 가이드를 통해 ‘한식 문화의 세계 명품시장 진입이 선포된 날”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라연은 국내 최고(最古)의 종가 음식 조리서인 광산 김씨 종가의 ‘수운잡방을 토대로 만든 코스 요리를 선보여 스리 스타를 획득했다. 수운잡방의 대표 요리인 ‘삼색어아탕(삼색 녹두묵과 생선 완자가 어우러진 요리)을 비롯한 ‘서여탕(안동지역 마와 소고기를 참기름에 볶아서 엿물을 부어 만든 보양식), 전계아(영계를 손질해 참기름에 볶은 다음 갖은 양념과 함께 솥에서 졸여 약초와 산초가루로 향미를 더한 요리), ‘육면(고기를 밀처럼 가늘게 썰어 육수에 끓여 먹는 요리) 등을 선보였다.
라연의 스리 스타 획득으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미쉐린 별을 두고 벌어진 대기업 오너들의 특급호텔 자존심 경쟁에서 승리했다. 이 사장은 지난 2013년 이 식당 문을 연 후 식당 콘셉트와 메뉴까지 직접 공을 들였다. 특급호텔 한식당 업계의 ‘막내급이지만, 1979년 개장 이래 최고(最故) 역사를 자랑해온 ‘맏형 롯데호텔 ‘무궁화를 제치고 국내 최고 한식당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롯데호텔의 경우 정통 프렌치 레스토랑인 ‘피에르 가니에르가 별 2개를 달았다. 지난 2008년 프랑스 파리 출신의 세계적 셰프 가니에르가 개장한 프렌치 레스토랑이다. 프랑스 현지와 같은 맛·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가니에르 셰프가 직접 선별한 팀이 서울에 상주하고 있다. 한국의 식재료를 바탕으로 만드는 모던한 프랑스 요리가 일품이다. 레드 와인에 쪄낸 오리다릿살, 도미구이, 한우 안심 구이, 바닷가재 요리, 트러플·감자·옥수수 크림을 더한 능성어 필렛 등이 대표적인 메뉴다.
이밖에 포시즌스 호텔 중식당 ‘유유안이 1스타를 획득한 것 외에 다른 호텔 식당은 미쉐린 별 따기에 실패했다. 또한 TV에 자주 등장하는 스타 셰프들이 모두 탈락해 외식업계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지금까지 미쉐린 레드 가이드는 전세계 관광객들의 미식 이정표가 돼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타 셰프 식당 메뉴 가격은 적게는 수만원에서 대부분 십만원을 넘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이미 예약하기 힘들 정도로 소문난 맛집이어서 미쉐린 가이드 수록 이후에는 더욱 더 대기자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140여개 레스토랑과 30여개 호텔정보가 수록된 미쉐린 가이드 서울편은 11월 8일부터 국내 대형서점에서 판매된다.
[전지현 기자 / 이새봄 기자 / 백상경 기자]
■ <용어설명>
▷ 미쉐린 가이드란 : 프랑스 타이어 회사 미쉐린이 1900년부터 제작한 여행 가이드. 다양한 국적과 성별, 경력을 가진 평가원들이 암행을 통해 식당을 평가한 정보를 싣고 있다. 5가지 평가 기준은 요리재료의 수준, 요리법과 풍미의 완벽성, 요리의 창의적인 개성, 가격에 합당한 가치, 전체 메뉴의 일관성과 언제 방문해도 변함없는 일관성 등이다. 지금까지 전세계 스타 레스토랑은 2700개로 1스타는 2173개, 2스타 레스토랑은 416개, 3스타 레스토랑 111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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