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이 눈앞에 다가온 가운데 대선 개표 방송 시청자 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6일 LA타임스 등 미국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예측불허의 접전을 펼치고 있고, 지난 3차례의 TV토론이 유례없는 시청률을 기록한 것을 감한하면 오는 8일 대선 개표 방송이 사상 최대 시청자를 끌어모을 전망이다.
시청률 조사 기관인 닐슨에 따르면, 미국 대선 개표방송 최다 시청자 기록은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의 승리로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이 탄생한 2008년 미국 대선으로, 3개 채널을 통해 7150만 명이 시청했다.
이번 대선에서는 TV토론 때 부터 시청률이 폭발, 개표방송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 지난 9월 28일 열린 1차 TV토론의 경우 8300만명이 시청해 민주당 지미 카터 대통령과 공화당 로널드 레이건 후보가 겨뤘던 1980년 대선토론(8060만명) 이후 36년만에 역대 대선토론 최고 시청자 수 기록을 갈아치웠다. 2008년 대선 당시1차 TV토론 시청자수는 5240만 명에 불과했고, 2012년 대선 1차 TV토론 시청자 수도 6700만명에 불과했다.
제이 월러스 폭스뉴스의 뉴스·편집 부사장은 힐러리와 트럼프 모두 아주 인기 있는 후보는 아니지만, 뉴스 시청률의 측면에서 보면 아마도 시청자들이 가장 많이 본 후보”라고 평했다. 역대 대선 중 가장 추잡스럽다는 평가 속에 두 비호감 후보가 치열하게 격돌한 상황에서 유권자가 승패에 큰 관심을 보인다는 설명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대선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미국 방송사들은 대선보도로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
뉴스 전문채널인 CNN은 트럼프 돌풍을 사전에 예측, 관련 보도를 강화한 덕에 올해 개국 후 처음으로 연간 수익 10억 달러(약 1조1450억 원)를 돌파할 것으로 점쳐진다.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는 올해 총수익이 16억7000만 달러(약 1조 9100억 원)를 벌어들일 것으로 보인다. MSNBC 방송 역시 지난해보다 19% 늘어난 2억8000만 달러(약 3200억 원)의 수익을 올릴 전망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미국 지상파 방송사들은 대선 개표방송을 단일프로그램으로는 가장 많은 시청자와 최대 광고 수입을 보증하는 미국프로풋볼(NFL) 챔피언결정전인 ‘슈퍼볼과 동급으로 보고 특집 방송 준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CBS 방송은 찰리 로즈, 게일 킹, 노라 오도넬 등 자사 간판 스타인 ‘CBS 디스 모닝 출연진을 개표방송에 투입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방침이다. NBC와 자회사인 MSNBC는 뉴욕 시 록펠러센터 주변에 가상현실(VR) 공간인 ‘민주주의 광장이라는 특설 무대를 꾸미고 40년 전 미국 방송사로는 처음으로 도입한 ‘선거인단 지도를 인근에 설치해 개표 과정을 실시간으로 시청자와 시민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ABC 뉴스는 뉴욕 타임스 스퀘어에서 개표방송을 진행하기 전 페이스북 생중계로 투표 과정을 생생하게 보도한다.
CNN은 터치스크린을 통해 주별 투표 현황과 선거인단 확보 현황 등을 보여 주는 ‘매직 월을 통해 개표 결과를 생동감 있게 전달하고, 폭스뉴스는 간판 여자 앵커 메긴 켈리를 내세워 주별 투표 결과와 승자를 적시에 발표하는 ‘디시젼 데스크를 운영하고 있다.
[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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