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박근혜 대통령 퇴진 요구 집회 개최…중고생연대까지 참여
입력 2016-11-05 16:58 
중고생연대/사진=연합뉴스


교복을 입은 중·고교생들도 거리로 나와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광화문광장에서 백남기 농민 영결식과 박근혜 정권 퇴진 집회가 잇따라 열린 5일 오후 세중문화회관 앞에서는 500여명의 중고생들이 모여 어른들 못지않은 목소리로 박 대통령 하야와 교육제도 개선을 촉구했습니다.

집회를 주최한 중고생연대는 시국선언문에서 "중고생들이 함께 뭉쳐 '헬조선'을 끝장내자. 무능한 박근혜 정권을 몰아내고, 우리를 괴롭혀온 교육체제를 갈아엎자"고 주장했습니다.

서울 도심에서 열린 대규모 집회에 수백명 단위의 '교복 부대'가 등장한 것은 최근 수년간 찾아보기 힘들었던 현상입니다.


중고생연대는 학생들의 인권 향상을 목표로 내걸고 2014년 학생들이 스스로 만든 단체입니다.

그러나 참가 학생 대다수는 "중고생연대 '소속'이냐?"라는 질문에 거부감을 보였습니다. 그저 페이스북을 통해 이날 집회 소식을 접하고 거리로 나왔다고 했습니다. 10명중 8명은 중고생연대라는 단체가 있는 줄 이번에 처음 알았다고 했습니다.

참가 학생들은 억압적인 공교육과 입시제도가 자신들을 거리로 나서게 했다며 입을 모았습니다. 이 같은 분노를 폭발시킨 것은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부정입학 의혹입니다.

자신들을 억압해온, 살얼음판 경쟁을 강요하는 입시제도를 거치지 않고도 정씨가 '비선'인 어머니의 후광을 등에 업고 '사다리'의 정점인 일류대학, 이대에 입학했다는 점을 이들은 두고 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

서울의 한 예고 2학년생이라는 A양은 "세월호와 함께 가라앉은 친구들도, 엉망이 돼버린 이 나라에서 앞으로 살아가야 할 사람도, 정유라의 이대 부정입학으로 피해를 본 것도 우리"라면서 "이번 사태는 어른들이 아닌 바로 우리 학생들의 일이기에 집회에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발언자로 나선 박기쁨(전북 부안고 2학년)군은 "우리가 새벽까지 학원에 잡혀 1점이라도 올리려 안간힘을 쓸 때 누군가는 돈과 권력으로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일류대학에 들어갔다"면서 "박 대통령은 국민의 배신감을, 치 떨리는 통한을 안다면 이른 시일 안에 하야해 달라"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집회를 마치고서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다 경찰에 가로막히자 애국가를 부르기도 했습니다. 충돌은 없었습니다.

동화면세점 앞, 광화문 KT 본사 건물 앞에서도 청소년들이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습니다. 동화면세점 앞에 모인 150여명의 학생들은 '박근혜·최순실 공저'라고 쓰인 국정교과서 가상 표지에 낙서하는 퍼포먼스를 했습니다.

광화문 KT 앞에서는 청소년단체 21세기 청소년공동체 '희망' 회원들이 모여 '최순실 게이트, 박근혜 정권이 책임져라'는 내용의 시국선언을 했습니다.

이들은 "현재까지 896명의 청소년이 우리의 시국선언에 동참했다"며 "이달 12일 민중총궐기 때는 민주주의를 살리겠다고 나서는 청소년들이 모두 모이는 청소년 시국대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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