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산모·태아 위협하는 임신중독증, 조기 선별검사로 막는다
입력 2016-11-04 14:44 

취업과 결혼이 늦어지면서 여성들의 임신 및 출산시기도 점차 늦어지고 있다. 출산연령이 올라가면 조산(임신 20~36주 사이에 출산)이나 태아 염색체 이상, 임신성 고혈압 및 당뇨와 같은 질환의 위험율도 올라가기 때문에 산모들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고령산모들은 임신 전에 이미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과 같은 내과적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 임신 20주 이후에 나타나는 ‘임신중독증을 주의해야 한다. 임신중독증이란 임신 전 정상이던 산모의 혈압이 90/140mmHg 이상으로 올라가는 증세로 고혈압뿐 아니라 단백뇨(소변에서 단백질 검출)가 동반되는 질환이다. 고혈압 증세만 나타나는 임신성 고혈압과는 구분된다.
미즈웰산부인과 이병준 병원장은 임신중독증은 양수색전증, 산후출혈과 함께 산모가 사망에 이르는 주요 원인 중 하나”라며 무사히 분만하더라도 추후에 산모가 고혈압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아 쉽게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어 임신중독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임신 14주 이전에 선별검사를 통해 고위험 여부를 확인하고, 그에 따른 적절한 예방조치를 취하면 위험율을 상당히 낮출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임신중독증에 걸리면 보통 온몸이 퉁퉁 붓는 부종, 급격한 체중 증가, 눈이 침침해지는 시력장애, 극심한 두통 등의 증세가 동반된다. 심한 경우 산모에게는 전신경련(발작), 혈액응고 이상, 콩팥 이상, 폐부종과 같은 증세가 나타나고 태아에게는 저체중, 발육부전, 조산, 자궁내 태아사망 등이 나타날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임신중독증은 일반적으로 산모의 2~7%가 걸리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첫임신인 초산모, 비만 산모, 쌍둥이 등 다태아 임신 산모, 만 35세 이상의 고령산모, 당뇨나 고혈압이 있는 산모, 자가면역질환이나 류마티스성 관절염이 있는 산모 등은 임신중독증에 걸릴 위험이 높으니 주의해야 한다. 실제로 2014년에 임신중독증으로 진료받은 만 35세 이상 산모를 살펴보면 4년 전보다 33.4%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20대에 비해 40대 분만여성의 임신중독증이 2.6배나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임신중독증을 해결하기 위한 유일한 치료는 분만이다. 보통 34주 이후에 임신중독증이 나타나면 유도분만이나 제왕절개로 출산을 하지만, 34주 전에 임신중독증이 발병하면 여러 합병증이 발병하기 쉽다. 따라서 임신 초기인 14주 이전에 임신중독증 선별검사를 통해 고위험 여부를 판단하고 증상이 발현되기 전에 선제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임신중독증은 임신 24~28주에 혈압과 임신성 당뇨병 선별검사로 판별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녹십자의료재단에서는 보다 일찍 고위험 산모를 보다 정확하게 선별하고 증상의 발현을 예측해 치료 방향을 결정할 수 있도록 임신 10~13주에 할 수 있는 선별검사를 선보이고 있다. 따라서 임신 초기에 산부인과에서 이러한 선별검사를 통해 고위험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권장된다.
녹십자의료재단 이상곤 부원장은 임신중독증이 발현되고 나면 합병증 위험이 높아지므로, 임신 초기인 14주 이전에 선별검사를 시행하여 예방하는 것이 권장된다”면서 임신중독증은 복잡한 병리 기전을 가지므로 산모의 과거력(당뇨, BMI지수, 혈압, 가족력, 나이, 신장질환 및 응고장애 여부) 외에 평균 동맥압, 혈액검사 등으로 종합적으로 분석하면 임신중독증 검출이 약 80% 가능하다”고 말했다.
임신중독증 선별검사를 통해 고위험군으로 확인되면 산모는 저염분 식사, 칼슘제 복용 등 식이요법 외에 비타민 C나 비타민 E와 같은 항산화제를 복용하고, 임신 16주부터 소량의 아스피린을 저녁에 복용하는 것으로 위험율을 낮출 수 있다. 영국의 보건기구 NICE와 미국, 캐나다, 유럽에서는 예방 차원에서 임신중독증 산모가 소량의 아스피린을 16주부터 복용하면 태아에 부작용 없이 임신중독증의 위험이 감소된다고 안내하고 있다.
임신중독증 위험율이 높은 고위험 산모라고 해도 증세가 발병하기 전에 식이요법과 함께 적절한 관리와 치료를 받으면 충분히 만삭출산을 할 수 있다. 또한 정기적으로 산전 진단을 통해 태아와 산모의 건강상태를 확인한다면 조산 등에 대한 걱정없이 건강하게 출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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