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최순실 게이트 관련 정치적 중립성을 전제로 야당이 주장하는 개별 특검법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4일 오후 정진석 원내대표는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과 만나 대통령께서 특검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우리 당으로서는 정치적 중립성이 담보된다면 야당이 요구하는 개별 특검을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이 검찰의 조사에 성실하게 임할 각오이며 특별검사에 의한 수사까지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만큼 그동안 상설특검을 주장하며 야당과 세워온 대립각을 풀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이어 정 원내대표는 가능하시다면 대통령이 직접 국회로 와서 야당의 지도부와 그야말로 국정현안과 국정위기 극복을 위한 후속조치 관련해 흉금을 터놓고 대화를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날 새누리당 지도부는 서울 여의도 당사에 함께 모여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발표를 지켜봤다. 시종일관 어두운 표정으로 입술을 굳게 다문 이정현 대표는 발표 내내 두손을 깍지 낀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당사에는 이 대표를 포함해 박명재 사무총장과 최연혜·유창수 최고위원 등이 함께했다. 비주류인 강석호 최고위원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10분가량 진행된 담화 발표 내내 최고위원들은 아무런 말 없이 묵묵히 박 대통령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중간중간 큰 한숨이 새어 나왔고 최연혜 최고위원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 대표 역시 박 대통령이 울먹이자 코와 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 담화가 종료되자 이 대표는 가장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대표실에 마련된 내실로 들어가 버렸다.
잠시 후 기자간담회를 자청한 이 대표는 감성적으로야 속으로 펑펑 울었지만 국민에게 큰 아픔을 드린 입장에서 진 죄를 용서받기 위해 더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겨야 한다”며 대통령의 진정성 섞인 사과를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영수회담이 조속한 시일 내에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야당의 입장을 귀담아 듣겠다”며 야당에 적극 협조할 의사를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국회 본청에서 김광림 정책위의장 등과 함께 박 대통령의 담화문 발표를 시청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런 상황이 마음 아프다. 진심 어린 사죄를 했다고 생각한다”며 국회와 소통하고 야당 지도부와 대화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향후 대화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비박계 정병국 의원은 대통령 대국민 담화 직후 집권 여당의 중진 의원으로서 국민에게 머리 숙여 사과한다”며 엄정한 수사로 진상규명이 이뤄지고 국정 공백을 메우기 위해 여야 합의를 통한 거국 내각이 출범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개최해 당 수습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당 지도부에 대한 비박계의 사퇴 요구로 친박계와의 설전도 벌어졌다.
[안병준 기자 /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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