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이 승부의 일원이 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라는 테리 프랑코나 클리블랜드 감독의 말에서도 알 수 있듯, 월드시리즈 7차전은 쉽게 찾아오는 승부가 아니다. 정규시즌 162경기와 험난한 포스트시즌을 거친 양 팀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물고 늘어지며 버텨야 맞이할 수 있는 승부다.
지금까지 열린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는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 기억에 남는 장면들을 모아봤다.
에이스의 투혼
2014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에이스 매디슨 범가너는 캔자스시티 로열즈와의 시리즈 7차전에서 팀이 3-2로 앞선 5회 등판, 5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앞선 5차전에서 완봉승을 기록했던 그였지만, 7차전에서 불펜 등판을 자원했고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그가 내준 안타는 단 두 개였는데, 9회 알렉스 고든에게 내준 안타는 중견수가 뒤로 빠뜨리며 동점 적시타가 될뻔했다. 다행히 고든이 3루에서 멈췄고, 다음 타자 살바도르 페레즈를 파울플라이로 잡으며 경기를 끝냈다.
2001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우승을 이끌었던 랜디 존슨은 6차전 선발 등판 이후 하루 뒤 7차전에서 불펜 투수로 나왔다. 8회 선발 커트 실링이 알폰소 소리아노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하며 1-2로 뒤진 상황 2사 1루에서 등판, 1 1/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9회말 대역전극의 발판을 놨다.
1965년 열린 LA다저스와 미네소타 트윈스의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는 5차전에서 선발 등판했던 양 팀 에이스 샌디 쿠팩스와 짐 카트가 나란히 이틀 휴식 후 마운드에 올랐다. 결과는 쿠팩스의 압승. 카트가 3이닝 만에 1개 홈런과 5개 안타를 허용하며 2실점하고 물러난 반면, 쿠팩스는 9이닝 3피안타 3볼넷 10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거두며 월드시리즈 우승을 직접 이끌었다.
극적인 끝내기
9회말 끝내기 안타로 승부가 갈린 경우도 꽤 있었다. 앞서 언급한 2001년 월드시리즈는 9회말 애리조나가 당시 최고 마무리였던 마리아노 리베라를 상대로 2점을 뺏으며 극적인 역전승을 만들었다. 무사 1루에서 다미안 밀러의 번트를 리베라가 2루에 악송구한 것이 결정타였다. 이후 1사 1, 2루에서 토니 워맥의 2루타, 이어진 1사 만루에서 루이스 곤잘레스의 유격수 키 넘기는 안타로 득점하며 경기를 끝냈다.
클리블랜드와 플로리다 말린스의 1997년 월드시리즈 7차전도 빼놓을 수 없는 장면이다. 1-2로 뒤진 가운데 9회말을 맞이한 플로리다는 모에시스 알루, 찰스 존슨의 연속 안타와 크레이그 카운셀의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만들었고, 11회말 2사 만루에서 에드가 렌테리아의 끝내기 안타로 창단 후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뉴욕 양키스가 맞붙은 1970년 월드시리즈 7차전도 피튀기는 접전이었다. 경기 막판 양 팀이 난타전을 벌였다. 7회까지 5-4 한 점 차로 앞서던 양키스는 8회초 조니 블랜차드, 클릿 보이어의 안타로 2점을 더 보태 7-4를 만들었지만, 피츠버그가 8회말 안타 5개를 몰아치며 5득점, 9-7로 승부를 뒤집었다. 양키스도 포기하지 않았다. 9회 1사 1, 2루에서 미키 맨틀의 1타점 적시타와 요기 베라의 1루 땅볼 아웃으로 2점을 더해 9-9 동점을 만들었다. 피츠버그는 9회말 선두타자 빌 마제로스키가 솔로 홈런을 터트려 시리즈를 끝냈다.
원정팀이 9회말 홈팀의 추격을 극적으로 따돌리고 우승한 경우도 있었다. 1992년 양키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7차전이 그런 경우다. 9회까지 1-0으로 앞선 양키스는 9회말 선발 랄프 테리가 선두타자 매티 알루에게 기습 번트 안타를 허용했고, 2사 이후 윌리 메이스에게 2루타를 내주면서 2사 2, 3루 위기에 몰렸다. 다음 타자는 윌리 맥코비. 그러나 맥코비를 2루수 라인드라이브 아웃으로 잡으며 경기를 끝냈다. 테리는 시리즈 MVP가 됐다.
계속된 저주
보스턴 레드삭스는 '밤비노의 저주'를 조금 더 일찍 깰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1975년 신시내티 레즈, 1986년 뉴욕 메츠를 상대로 7차전에서 먼저 앞서갔지만, 역전패를 허용했다.
1975년에는 3회 3점을 내며 앞서갔지만, 6회 토니 페레즈에게 2점 홈런을 허용한 이후 비극이 시작됐다. 7회에는 2사 1, 2루에서 피트 로즈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하며 동점을 내줬고, 9회 켄 그리피, 로즈가 볼넷으로 나가며 만든 2사 1, 3루 기회에서 조 모건의 안타가 나오며 역전을 허용했다.
원정으로 경기를 치른 1986년 7차전에서는 2회 먼저 3점을 냈지만, 6회 3점을 내주며 3-3 동점이 됐다. 이어진 7회 레이 나이트에게 솔로 홈런을 맞으며 역전을 허용했고, 결국 5-8로 지며 메츠의 우승을 지켜만 봐야하는 처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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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열린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는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 기억에 남는 장면들을 모아봤다.
에이스의 투혼
2014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에이스 매디슨 범가너는 캔자스시티 로열즈와의 시리즈 7차전에서 팀이 3-2로 앞선 5회 등판, 5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앞선 5차전에서 완봉승을 기록했던 그였지만, 7차전에서 불펜 등판을 자원했고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그가 내준 안타는 단 두 개였는데, 9회 알렉스 고든에게 내준 안타는 중견수가 뒤로 빠뜨리며 동점 적시타가 될뻔했다. 다행히 고든이 3루에서 멈췄고, 다음 타자 살바도르 페레즈를 파울플라이로 잡으며 경기를 끝냈다.
2001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우승을 이끌었던 랜디 존슨은 6차전 선발 등판 이후 하루 뒤 7차전에서 불펜 투수로 나왔다. 8회 선발 커트 실링이 알폰소 소리아노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하며 1-2로 뒤진 상황 2사 1루에서 등판, 1 1/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9회말 대역전극의 발판을 놨다.
1965년 열린 LA다저스와 미네소타 트윈스의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는 5차전에서 선발 등판했던 양 팀 에이스 샌디 쿠팩스와 짐 카트가 나란히 이틀 휴식 후 마운드에 올랐다. 결과는 쿠팩스의 압승. 카트가 3이닝 만에 1개 홈런과 5개 안타를 허용하며 2실점하고 물러난 반면, 쿠팩스는 9이닝 3피안타 3볼넷 10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거두며 월드시리즈 우승을 직접 이끌었다.
극적인 끝내기
9회말 끝내기 안타로 승부가 갈린 경우도 꽤 있었다. 앞서 언급한 2001년 월드시리즈는 9회말 애리조나가 당시 최고 마무리였던 마리아노 리베라를 상대로 2점을 뺏으며 극적인 역전승을 만들었다. 무사 1루에서 다미안 밀러의 번트를 리베라가 2루에 악송구한 것이 결정타였다. 이후 1사 1, 2루에서 토니 워맥의 2루타, 이어진 1사 만루에서 루이스 곤잘레스의 유격수 키 넘기는 안타로 득점하며 경기를 끝냈다.
클리블랜드와 플로리다 말린스의 1997년 월드시리즈 7차전도 빼놓을 수 없는 장면이다. 1-2로 뒤진 가운데 9회말을 맞이한 플로리다는 모에시스 알루, 찰스 존슨의 연속 안타와 크레이그 카운셀의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만들었고, 11회말 2사 만루에서 에드가 렌테리아의 끝내기 안타로 창단 후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뉴욕 양키스가 맞붙은 1970년 월드시리즈 7차전도 피튀기는 접전이었다. 경기 막판 양 팀이 난타전을 벌였다. 7회까지 5-4 한 점 차로 앞서던 양키스는 8회초 조니 블랜차드, 클릿 보이어의 안타로 2점을 더 보태 7-4를 만들었지만, 피츠버그가 8회말 안타 5개를 몰아치며 5득점, 9-7로 승부를 뒤집었다. 양키스도 포기하지 않았다. 9회 1사 1, 2루에서 미키 맨틀의 1타점 적시타와 요기 베라의 1루 땅볼 아웃으로 2점을 더해 9-9 동점을 만들었다. 피츠버그는 9회말 선두타자 빌 마제로스키가 솔로 홈런을 터트려 시리즈를 끝냈다.
애리조나는 2001년 월드시리즈에서 극적인 끝내기로 승리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1991년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와 미네소타 트윈스의 월드시리즈도 7차전에서 끝내기로 승부가 갈렸다. 미네소타가 10회말 선두타자 댄 글래덴의 2루타를 앞세워 1사 3루 기회를 만들자 애틀란타는 연속 고의사구로 베이스를 모두 채우고 병살을 노렸다. 그러나 대타 제네 라킨이 안타를 때리며 승부를 끝냈다. 둘의 시리즈는 7경기 중 5경기가 한 점 차 승부로 끝나는 등 역대 가장 치열했던 월드시리즈 중 하나로 남아 있다.원정팀이 9회말 홈팀의 추격을 극적으로 따돌리고 우승한 경우도 있었다. 1992년 양키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7차전이 그런 경우다. 9회까지 1-0으로 앞선 양키스는 9회말 선발 랄프 테리가 선두타자 매티 알루에게 기습 번트 안타를 허용했고, 2사 이후 윌리 메이스에게 2루타를 내주면서 2사 2, 3루 위기에 몰렸다. 다음 타자는 윌리 맥코비. 그러나 맥코비를 2루수 라인드라이브 아웃으로 잡으며 경기를 끝냈다. 테리는 시리즈 MVP가 됐다.
계속된 저주
보스턴 레드삭스는 '밤비노의 저주'를 조금 더 일찍 깰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1975년 신시내티 레즈, 1986년 뉴욕 메츠를 상대로 7차전에서 먼저 앞서갔지만, 역전패를 허용했다.
1975년에는 3회 3점을 내며 앞서갔지만, 6회 토니 페레즈에게 2점 홈런을 허용한 이후 비극이 시작됐다. 7회에는 2사 1, 2루에서 피트 로즈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하며 동점을 내줬고, 9회 켄 그리피, 로즈가 볼넷으로 나가며 만든 2사 1, 3루 기회에서 조 모건의 안타가 나오며 역전을 허용했다.
원정으로 경기를 치른 1986년 7차전에서는 2회 먼저 3점을 냈지만, 6회 3점을 내주며 3-3 동점이 됐다. 이어진 7회 레이 나이트에게 솔로 홈런을 맞으며 역전을 허용했고, 결국 5-8로 지며 메츠의 우승을 지켜만 봐야하는 처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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