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거국중립내각 국내외 사례 살펴보니
입력 2016-10-30 15:52 

정치권 주요 인사들 사이에서 제기되는 ‘거국중립내각은 여야와 정파 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다는 점에서 실현될 가능성이 미지수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국내·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전쟁, 선거관리용 등 비상시국에 실현된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최순실 게이트로 국정이 마비된 국내 상황에 도입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반론도 적지않다.
대표적인 해외 사례로는 1939년 소련-핀란드 교전 직후 스웨덴에 구성된 거국일치내각이 꼽힌다.
1939년 소련이 핀란드를 침공하자 스웨덴은 대외 정책 수립을 위해 내각 개편을 단행했다. 당시 스웨덴은 사회민주당과 농민연합당으로 구성된 연립내각 대신 공산당을 제외한 모든 정당들의 대표로 구성된 ‘거국일치내각을 출범시켰다.
당시 스웨덴 거국일치내각에 포함된 모든 정당들은 ‘중립 정책을 끝까지 고수하고 필요할 경우 무력을 사용해서라도 중립을 수호한다는 주장을 앞세워 국민들 지지를 이끌어냈다. 당시 수상으로 유임된 사회민주당 출신 페르 알빈 한손이 ‘스웨덴의 국부(國父)라는 호칭을 얻을 정도로 정파를 초월한 리더십을 보유했다는 점 역시 거국일치내각 성공 요인 중 하나다.

국내에서 거국중립내각에 가장 근접한 사례로는 1992년 10월 출범한 ‘현승종 내각이 꼽힌다.
당시 노태우 전 대통령은 한준수 충남 연기군수의 ‘관권 선거 폭로로 지지층이 급속도로 이탈하면서 레임덕을 맞았다. 노 전 대통령은 당시 여당 대선 후보였던 김영삼 민자당 총재와의 갈등도 불거지면서 그해 9월 탈당이라는 승부수를 던지는 동시에 김대중 당시 민주당 총재 제안을 수용해 현승종 당시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한 중립내각을 출범시켰다.
다만 ‘현승종 체제의 임기가 2개월이었다는 점에서 아직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가 1년 4개월 남은 현재 상황과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여기에 당시 ‘현승종 체제가 대선 관리만 집중했던 것과 달리 현재 상황에서 거국중립내각이 출범할 경우 경제·사회정책, 개헌 논의, 대선 관리 등 여러 이슈를 맡아야한다는 점 역시 거국중립내각 출범을 불투명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현실적으로 거국중립내각에 들어갈 야권 인사가 얼마나 되겠냐는 지적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야권 인사 중 지금 국정운영을 위해 뛰어들 인사는 많지 않을 것”이라며 공무원 사회 내부에서도 굳이 지금 내각에 들어가겠다는 의지가 강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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