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대한민국 업소시대 종언, 혼술족에 목매는 주류업계
입력 2016-10-30 14:58 

유흥업소 시장은 끝났다.”
지난달 28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 시행된 후 대부분 술자리가 1차에 끝나고 있다. 뭔가 허전해 집에 가서 한 잔 더 마시는 ‘홈술 족이 급증하면서 주류업계가 가정용 신제품 개발에 ‘올인하고 있다.
최근들어 혼자 술 마시는 ‘혼술 족이 늘어난 것도 가정용 제품에 집중하는 이유다. 주류업체 보해양조와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최근 성인남녀 903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72.1%가 혼술을 즐긴다고 답했을 정도다.
이미 주류업계 대표 주자 오비맥주의 가정용 제품 매출 비중은 53%로 유흥업소 매출 비중 47%를 넘어섰다. 하이트진로 가정용 제품 매출 비중 역시 50%로 육박했다.
요즘 주류업체들이 쏟아내는 가정용 신제품은 탄산주, 과실주, 올몰트 맥주(맥아, 홉, 물 외에 다른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아 맛이 진하고 씁쓸한 보리맥주)에 이어 RTD(Ready To Drink) 주류 제품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RTD주류란 보드카와 럼, 위스키, 소주, 와인, 맥주에 탄산음료나 주스 등을 섞어 캔이나 병에 담은 제품. 알코올 도수 4~8%로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일명 ‘알코올 음료로 이미 일본, 호주, 미국 등에서는 보편화된 카테고리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 오비맥주가 홈파티족을 겨냥해 출시한 ‘믹스테일과 하이트진로 ‘망고링고, 롯데제류 ‘스카치블루 하이볼이 본격적인 RTD 제품이다. 믹스테일은 맥아 발효 과정에서 알코올 함량(8%)을 높인 칵테일 발효주로 모히토와 스트로베리 마가리타 맛으로 출시돼 젊은층의 호응을 얻고 있다. 클럽이나 라운지바, 파티에서 바텐더가 제조해준 칵테일을 집에서 즐길 수 있도록 개발됐다.
하이트진로 ‘망고링고는 맥아 발효액에 천연 망고과즙(2.3%)이 함유된 알코올 도수 2.5% 저도주다. 달콤상큼한 망고 맛이 청량감과 조화를 이뤄 목넘김이 부드러우며 소비자들 사이에서 ‘맛있음주의(맛있으니까 주의하라는 뜻의 속어)로 화제가 됐다.
스카치블루 하이볼(알코올 도수 7%)은 정통 위스키 스카치블루에 탄산을 더했다. 롯데주류는 RTD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면서 이 제품을 비롯해 소주에 과즙과 탄산을 첨가한 ‘순하리 소다톡 클리어와 ‘와일드펀치 등 신제품 5종을 동시에 출시했다. 가정 시장의 성장성을 염두에 두고 최근 군산공장에 신규 캔라인을 신설하고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갔다. 보해는 위스키에 콜라와 탄산을 섞은 ‘술탄오브콜라를 출시하겠다고 SNS를 통해 홍보하고 있다.
유흥업소 매출 비중이 높아 김영란법 직격탄을 맞은 위스키 업체들도 달라지고 있다. 골든블루에 이어 롯데주류, 디아지오코리아까지 알코올 함량이 낮은 저도주를 내놓고 있다. 스카치 위스키 브랜드 조니워커는 혼술족을 위한 조니워커 레드 레이블 200ml 소용량 제품을 출시하고 칵테일 레시피를 제공하고 있다.
요즘 시중에 나오고 있는 가정용 주류의 공통점은 순하고 맛있다는 것이다. 알코올 함량을 낮추고 과즙이나 탄산주를 넣어 여성들까지 유혹하고 있다. 또한 주로 귀가길에 마트와 편의점에서 구입하기 때문에 휴대가 간편한 용기가 대부분이다. 그 덕분에 마트와 편의점의 술 판매가 급증했다. 이마트에 따르면 김영란법이 발효된 지난달 28일 이후 이달 26일까지 맥주와 양주, 소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2.4%, 양주 7.2%, 소주 6.2% 늘어났다. 롯데마트도 같은 기간에 맥주 30.3%, 양주 8%, 소주 7.2% 증가세를 보였다. 편의점업체 씨유(CU)의 경우 이 기간에 맥주와 수입맥주, 소주 매출이 지난해 동기보다 각각 20%, 34%, 22% 증가했다.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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