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이나 고관절 수술에 사용되는 인공관절은 마모되는 연골 대신 인체에 무해한 금속이나 세라믹 소재로 만들어진다.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인공관절 수요는 늘고 있지만 그간 국내에서는 짐머 등 외국산 제품에 의존해왔다. 지금까지 수입산 제품이 주도한 국내 인공관절 시장에서 업계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한 기업은 코스닥 상장사 코렌텍이다. 지난 2006년 인공고관절, 2010년 인공슬관절(무릎관절) 제품을 개발해 인공고관절 시장에서 국내 1위 점유율(22% 내외)을 차지하고 있다.
인공관절 전문기업 코렌텍이 기존의 국내 시장 중심의 수입대체에서 나아가 제품 수출을 확대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다.
코렌텍은 올해 상반기 인공 척추 고정장치 등 자사의 제품군의 해외 인증을 확보하고 이탈리아, 미국, 중국, 동남아 등지에서 53억원 규모의 신규 수출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최초로 연매출 300억원을 넘어선 코렌텍은 상반기 매출액만 180억여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8억원(27%)이 늘었고 영업이익은 약 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5%나 증가했다. 홍성택 코렌텍 대표는 미국, 중국, 동남아 시장에서 수출물량이 꾸준히 늘어 매출이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하반기 척추고정기기 신제품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진행하는 한편 미주 지역 수출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코렌텍이 지닌 핵심 경쟁력은 동양인 체형에 적합한 제품 디자인과 특수 표면처리 기술에 있다. 인공 무릎관절은 환자 골격 크기에 맞는 삽입물(임플란트)와 자연스러운 인체 움직임을 재현할 수 있는 디자인이 중요하다. 코렌텍의 인공슬관절 제품은 고도 굴곡 기능 구현, 마모량 절감, 관절 안정성 설계 등 다양한 기술력이 적용됐다. 이에 따라 코렌텍은 동양인과 서양인 체형에 각기 최적의 모양을 갖춘 인공슬관절을 개발할 수 있었다.
인공고관절 제품엔 MAO(Micro Arc Oxidation) 특수 표면처리 기술이 채택됐다. MAO는 인공관절의 표면에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공극과 갈슘, 인이 함유된 산화막을 형성해 기존의 인공고관절과 뼈를 붙일 때 쓰이는 골시멘트를 사용하지 않고도 코팅 처리만으로 접합시킬 수 있는 기술이다. 새로운 뼈가 자라면서 인공고관절에 잘 고정될뿐 아니라 향후 재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도 수술이 간편한 장점이 있다.
코렌텍이 수출을 확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정부의 지원이 있었다. 코렌텍의 신사업인 척추고정기기를 이탈리아에 수출하기 위해서는 EU가 인정한 CE인증을 획득해야 했다. 이를 위해 1억원 가량의 인증획득 비용과 1년 이상 걸리는 인증 소요기간이 코렌텍의 발목을 잡았다. 코렌텍의 애로사항을 해결해준 곳은 중소기업청과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이었다. 우선 중소기업청에서 제품의 해외인증과 시험 비용 일부인 1억원 가량을 지원받아 CE인증을 받을 수 있었다. KTR으로부터는 미 식품의약국(FDA) 수익자 부담금 감면제도에 관한 심화교육과 비용절감 방안을 곧바로 실무에 적용해 1년간 1만 달러의 세금을 감면받을 수 있었다. 코렌텍은 해외인증획득과 글로벌 시장 개척에 성공해 지난해 800만 달러의 올해 1000만 달러 정도로 수출 실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홍 대표는 중기청과 KTR의 지원을 기반으로 인증·시험 비용을 절감해 우수 연구인력을 확충할 수 있었다”며 우량 중소기업 발굴과 지속적인 수출지원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향후 코렌텍은 생산 인프라의 효율성을 늘려 척추고정기기 등 신사업 확장에 나선다. 지난 8월부터 공장 증측에 들어간 코렌텍은 기존 제품 생산 인프라의 효율성을 높이고 견관절과 척추고정기기 신제품 양산 능력을 갖춰 이전에 비해 2.5배 가량 양산 능력을 늘릴 예정이다.
[안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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