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예상치 못한 '전격 귀국'…여론 압박 못 견뎠나

최순실, 예상치 못한 '전격 귀국'…여론 압박 못 견뎠나


30일 '비선 실세' 최순실(60·개명 후 최서원)씨가 독일로 출국한 지 57일만에 전격 귀국한 것은 청와대의 요구와 함께 검찰 수사 본격화·여론 압박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최씨의 변호인 이경재(67·사법연수원 4기) 변호사는 최씨가 이날 오전 7시30분 런던발 영국항공을 타고 인천공항에 입국했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비행기는 영국항공 BA017로 현지시각 29일 오전 11시 30분께, 한국 시각 29일 오후 8시30분 런던 히스로 공항을 이륙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던 때입니다.

최씨의 변호사가 "런던에서 도피하다 입국한 게 아니라, 독일에서 런던으로 갔다가 한국으로 들어온 것"이라 한 만큼 최씨가 한국행을 결심하고 실제 이동을 시작한 시각을 이르면 한국 시각 28일로 추정됩니다.

이는 최씨의 최측근 고영태씨와 최씨 의혹을 폭로한 이성한 전 미르 사무총장이 동시간 검찰 조사를 받고, 박 대통령이 수석비서관에 일괄 사표 제출을 지시하는 등 의혹과 관련한 동시다발적 행동이 벌어지던 시점입니다. 이날 최씨의 입국도 의혹 대응을 위한 '큰 그림'의 일환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애초 최씨는 지난 27일자 인터뷰에서 건강상 문제로 당장은 귀국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에 대한 반발 여론이 거세게 일자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은 같은 날 "국민이 큰 충격에 빠져 있는데 이른 시일 내에 귀국해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특히 검찰이 지난 26일 최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법무부 장관도 최씨의 국내 송환을 위해서 여권 무효화 등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히면서 최씨 역시 상당한 심리적 부담을 느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자신이 귀국을 미루며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여론에 불쏘시개 역할이 된 점도 귀국 결심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입니다.

검찰은 최씨 측이 몸을 추스를 수 있도록 하루만 시간을 달라는 요청을 받아들였습니다. 이에 따라 최씨 소환 조사는 다음 주로 관측됩니다.

최씨는 귀국했지만, 그의 딸 정유라(20)씨는 유럽 현지에 계속 머물고 있습니다. 최씨 모녀 모두를 변호하는 이 변호사는 지난 28일 "필요하면 딸로 귀국해야겠지만 최씨가 와서 해명하면 될 일"이라며 정씨 귀국은 어렵다고 시사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