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주하의 10월 28일 뉴스초점-국민이 수긍할 결단
입력 2016-10-28 20:32  | 수정 2016-10-28 21:00
오늘 본의 아니게 제가 실시간 검색어에 계속 올라 있었습니다. 이번 최순실씨 사태와 관련해 마치 박근혜 대통령이 피해자인 듯 보도를 했다고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입니다. 여기서 가장 큰 책임을 질 사람은 바로 대통령이라는 것을요.

하지만 지금 현재 대통령은 현직에 있어 사법절차를 밟을 수 없으니만큼, 그럼 공범자라 할 수 있는 최순실 씨에게 그렇게 당당하다면, 좋은 의도로 대통령을, 대한민국을 도운 것이라면 이 땅에 와서 조사를 받으라고…. 당신으로 인해 대통령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는 게 싫다면 오라는 얘기지, '대통령이 힘들어하니 피해자다'는 얘기가 결코 아니었음을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말씀을 드립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혼란스럽습니다. 국민은 아우성입니다. 그런데 참 조용한 곳이 있습니다. 일이 터진 그 곳, 바로 청와대입니다.

최순실 사태와 관련해 청와대에 질문을 했더니, 돌아온 답변은 '대통령이 숙고하고 있다'였지요. 청와대가, 대통령이 국민 여론을 제대로 감지하고 있는 건지 참 궁금합니다.

이해할 수는 있습니다. 원래 조직에서 1인자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2인자가 나서서 지휘를 하는 게 기본이지요. 그런데 지금 우리 청와대에선 대통령이 이렇게 되고 최순실씨가 독일로 가버려서 일까요? 나서는 이가 없습니다. 그저 하늘만 바라보고 있는 겁니다. 그동안 2인자가 없었던 거죠. 한 나라를 책임지는 '조직'인데도 말이지요.

만약 그동안 국정을 논의해왔던 지인이 없어 지금의 사태에 대한 대책도 세우지 못하고 있다면, 오늘 뉴스 초점에서 방법을 좀 제시해 드릴까 합니다.


'특검을 도입해야한다? 말아야 한다?'
이건 많은 이견이 있는 걸 압니다. 검찰 자체를 못 믿겠다는 게 이유지요. 하지만 또 다른 조직을 만들 시간도 없으니만큼, 우선은 이 검찰의 수사를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국민의당은 나중엔 찬성했지만, 처음엔 특검이 소용없다고 했었습니다. 물론 일리는 있습니다. 핵심 인물인 현직 대통령을 증인으로 세울 수가 없으니까요.

하지만, 특검을 한다고 해서 바로 일이 진행되는 건 아니지요. 증거도 모아야 하고, 분석도 해야하고, 그리고 그 양이 수년치나 되는 만큼 시간도 오래 걸릴테니 지금 당장 시작하는 게 옳습니다.

그러다보면 대통령의 임기말로 갈 것이고, 그럼 그 때는 대통령이 현직이 아닐테니 조사를 할 수도 있을 겁니다. 아니 해야하죠.

지금 당장 조사를 할 수 없다고 해서 조사를 미룬다면 언제 조사를 한다는 거죠? 임기 후에? 그때는 이미 다 잊혀진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대통령 자신을 포함해 '철저하고 성역없이 수사하라'고 선언하는게 필요하다는 겁니다.

또, 이번 사태와 관련됐을 사람들의 직무를 당장 정지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쇄신의 인물들을 하루라도 빨리 중용해서 대통령의 남은 임기동안 민생을 챙겨야 합니다. 청와대는 멈춰도 국민은 살아야 하니까요.

청와대는 지금까지 우병우 수석에 대해서 검찰의 수사가 끝나 명확한 범죄 사실이 드러나기 전까지는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그를 그 자리에 놔둔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우병우 수석에게는 새로운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이번에는 물러나야 된다는 정치권의 주장을 외면해선 안 됩니다.

게다가 이번 일은 대통령이 직접 인정하고 사과까지 한 일 입니다. 수사 결과를 보고 유·무죄를 따질 일이 아닌 어느 선에서 누가·어디까지 문건이 유출됐고, 잘못된 건지를 알아봐야 할 일인겁니다.

다시 한번 호소합니다.
패닉에 빠진 대한민국을 더 이상 내버려두어서는 안됩니다.

한시라도 빨리 대한민국을 다시 일으켜 세우려면, 국민에게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면, 대통령은 직접 나서서 국민을 향해, 검찰을 향해 '대통령 자신을 포함해 철저하고, 성역없는 수사를 해 달라'고 진심 어린 선언을 해야 합니다.

고심만, 숙고만 하고 앉아 있을 게 아니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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