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펀드투자 고수들, 베트남·러시아펀드 담았다
입력 2016-10-28 16:15  | 수정 2016-10-28 17:04
펀드슈퍼마켓서 최고수익 100명 포트폴리오 분석
# 서울 은평구에 거주하는 50대 A씨는 펀드로만 2억원대 자산을 굴리는 속칭 '투자 고수'다. 올해 초 그는 유가 상승세에 맞춰 러시아 펀드와 금에 투자했다. 수익률도 32.4%에 달했다. 지난해 국제유가와 함께 폭락했던 러시아 주식이 저평가됐다는 판단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A씨는 채권보다 안전하다는 금에도 꽂혀 올 한 해 판매된 펀드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는 금 펀드도 갖고 있다. 이처럼 투자 고수들이 펀드 투자로 연평균 수익률 20% 이상의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그렇다면 펀드 투자 고수들의 장바구니에 담겨 있는 펀드는 무엇일까. 대부분 러시아 브라질 베트남 등 최근 수년간 저평가된 지역 펀드나 원유 금 등 원자재 펀드로 채워진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들은 펀드 수익률이 낮았던 지난해부터 일찌감치 저가 매수에 나섰던 점도 눈에 띈다.
28일 매일경제가 펀드온라인코리아에 의뢰해 '펀드슈퍼마켓'에서 올해(연초 이후 10월 19일 기준) 수익률 기준 상위 100명의 펀드 투자자 포트폴리오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상위 100명의 수익률은 최저 16%에서 최고 57%이고 평균 수익률은 21%로 집계됐다. 해외 펀드 보유 고객 비중은 60%로 국내 펀드 보유 고객(40%)보다 20%포인트나 많았다.
특히 투자 고수 100명이 선택(중복 선택 가능)한 펀드를 유형별로 살펴보면 베트남 주식형(44명)이 가장 많았다. 이어 국내 주식형(43명), 중국 주식형(33명), 러시아 주식형(30명), 특별자산(21명), 글로벌 주식형(14명), 브라질 주식형(11명), 인도 주식형(9명)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투자금액 기준 1위는 국내 주식형 펀드로 40.0%를 차지했다. 이어 베트남과 러시아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 비중이 각각 19.7%와 13.2%를 기록했다.
이어 펀드 투자 고수가 가장 많이 선택한 펀드는 '미래에셋인덱스로러시아'다. 100명 중 17명이 이 펀드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펀드의 경우 최근 3년간 수익률이 -30.8%였지만 지난해부터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최근 1년간 수익률은 12.1%, 6개월 수익률도 7.4%로 높은 편이다.
그다음으로는 '한국투자연금베트남' 펀드 16명, '한국투자베트남' 펀드 13명, '미래에셋베트남' 펀드 8명이 각각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베트남 펀드의 최근 3년 평균 수익률과 5년 평균 수익률은 각각 41.8%와 95.1%를 상회한다.
펀드온라인코리아 관계자는 "우수 투자자 1인당 평균 보유 펀드는 2.3개인데 대부분이 해외 펀드와 국내 펀드를 배분해 분산투자를 하고 있다"면서 "주로 러시아 브라질 베트남 등에 2년 전부터 일찌감치 투자에 나선 고객이 다수였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국내에만 투자하는 고객은 100명 중 14명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펀드 투자 고수의 절반 이상(58.1%)이 적립식 펀드 계좌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들은 주로 펀드를 조금씩 분할 매수·매도하면서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는 차원에서 적립식 펀드 계좌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고수 B씨는 "일단 매수해 봐도 되겠다는 판단이 서는 펀드는 적은 금액으로 매수해 그 추세를 관찰한 뒤 예상과 비슷하게 움직이면 투자 금액을 늘리는 방식을 취한다"고 전했다.
한편 펀드슈퍼마켓 수익률 상위 100명의 특징을 살펴보면 30·40대가 64%로 가장 높았다. 성별로는 10명 중 7명(67%)이 남성 투자자였으며, 지역별로는 서울(37%)·경기권(31%) 투자자가 전체의 70%가량을 차지했다. 투자성향 측면으로는 공격투자형이 41.2%로 가장 많았고 적극투자형(32.4%), 위험중립형(19.1%) 순이었다. 안전추구형과 안정형은 각각 5.9%, 1.5%에 불과했다.
이와 함께 투자 고수들은 비과세 혜택이 있는 연금저축 펀드도 필수 투자아이템으로 갖고 있었다. 지방세 포함 13.2%의 세금 감면 혜택(연 400만원 한도)이 매력으로 꼽힌다.
[고민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