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테슬라 창사이래 첫 흑자…전기차 시장성 검증됐다
입력 2016-10-27 17:01  | 수정 2016-10-27 17:02
테슬라 모델X

테슬라는 지난 2012년 100% 전기차 세단 ‘모델S를 내놓고 온라인과 직영 매장으로만 유통시켜 기존 자동차 시장을 파괴적으로 혁신한 기업이다.
26일(현지시간) 현재 주가 202달러, 시가총액은 302억달러(약 34조4491억원)에 달한다. 더구나 오는 2018년부터 보급형 전기차 ‘모델3 를 출시할 예정이다.
겉으로는 화려한 이 테슬라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걱정 투성이다. 특히 투자자들은 속이 타들어갔다.
창사이래 흑자를 거의 본적이 없는데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총 50억달러(약 5조 2000억원)가 들어갈 예정인 ‘기가팩토리 등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계획을 잇따라 발표했기 때문. 더구나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 경영에 전념하지 않고 솔라시티, 스페이스X의 CEO도 겸직하고 있다. 이는 테슬라 주가가 자주 출렁이는 원인이 됐다.

그러나 테슬라의 유일한 약점으로 꼽혔던 ‘실적 문제의 실타래가 풀릴 조짐이 보이고 있다. 3년 반 만에 깜짝 흑자를 달성한 것. 이날 주가가 7% 넘게 폭등하며 시장은 크게 환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 테슬라가 올해 3분기 순이익이 2190만 달러(약 250억원), 주당 14센트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2013년 1분기 이후 3년 반 만에 흑자로 전환하게 됐다.
테슬라의 3분기 매출액은 23억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45% 치솟았다. 2009년 말 실적 발표를 시작한 이후 테슬라가 흑자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이지만 테슬라가 본격 전기차 양산에 들어간 이후는 처음이다.
테슬라가 흑자를 낸 이유는 스포츠유틸리티(SUV) ‘모델X가 큰 폭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어 일론 머스크 CEO는 투자자와 컨퍼런스콜에서 3만5000달러(약 4000만원) 가격의 첫 보급형 세단인 모델3을 계획대로 내년 하반기부터 출고할 것이다. 4분기에도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델3를 위해 추가적 자본조달은 하지 않겠다. 모델 3의 부품공급 상황이 다른 차종보다 훨씬 좋아서 모델3는 계획대로 출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실적 발표 이후 테슬라의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7% 치솟았다.
테슬라의 2016년 3분기 ‘흑자 기록이 의미 있는 이유는 전기차 사업이 지속 이익실현이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임을 검증받았기 때문이다. 2012년 하반기 시장에 처음으로 진입한 이후 전기차 시장이 크지 않아 투자만 해야 했으나 이제는 흑자를 볼 수 있을 정도로 시장 규모가 형성됐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테슬라 뿐만 아니라 전체 ‘전기차 시장에도 의미있는 신호다.
두번째는 ‘생산량이다. 테슬라는 미국에서도 땅값이 가장 비싼 지역인 실리콘밸리에 본사(팔로알토)와 공장(프레몬트)이 있다. 자동차 회사들이 양산 체제를 갖추기 위해 아시아, 동유럽, 중남아메리카 또는 미국 내에서도 알라바바 등의 지역에 공장을 짓는 것과 달리 테슬라는 비싼 지역에 있고 전기차 부품도 가격이 비싸서 제조 원가가 비쌀 수밖에 없다. 테슬라는 프레몬트 공장에서 지난해 5만대의 모델S, 모델X를 생산했다. 한해 생산 능력(캐파)이 5만대에 불과했던 것. 증설에 온 힘을 쏟은 끝에 이번 실적 발표에서 3분기 2만4500대의 테슬라 차를 생산, 전분기 대비 70%나 늘렸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모델3 생산을 위해 2018년까지 50만대 규모로 확대한다고 밝혔으나 시장에서는 이를 믿지 못했다. 3년만에 10배로 늘리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봤기 때문. 그래서 모델3 주문자들이 제 때 신차를 받지 못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번 실적 발표는 증설에 따른 생산량 확보가 계획대로 되고 있음을 증명했다는 의미가 있었다.
[실리콘밸리 = 손재권 특파원 / 서울 =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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