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1조6000억원의 코스피200 선물을 팔자 주가는 힘없이 무너졌다. 현물시장에서 외국인은 800억원 매도에 그쳤지만 전형적인 '왝더독(꼬리인 지수선물시장이 몸통인 현물시장을 흔드는 현상)' 장세에다 삼성전자 현대차 등 '대장주'의 예상을 밑돈 실적에다 정국 불안으로 인한 투자 심리 위축까지 겹쳐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매수자가 없어) 밑이 뚫렸다"며 경고음을 보냈고 올 연말까지 별다른 시장 호재가 없어 보수적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26일 코스피는 23포인트 이상 떨어지며 2013.89를 기록했다. 장중 2003선까지 하락하며 2000선 붕괴 위협까지 받았다.
장중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도세로 코스피가 약세를 보였지만 기관이 막판 순매수(303억원)로 돌아섰다. 결국 외국인이 현물과 선물시장에서 매도에 나선 게 이날 주식시장을 뒤흔든 것이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 현물을 829억원어치 팔았지만 선물에선 무려 1조6465억원 순매도(1만2864계약)했다. 외국인이 하루에 이 정도 규모로 선물을 팔아치운 건 2014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에서는 18거래일 만에 기관이 '사자'로 돌아섰음에도 개인들이 매도에 나서면서 지수가 하락했다. 코스닥은 전일보다 4.66포인트(0.73%) 하락한 635.51로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640 아래를 기록한 것은 올해 2월 18일(638.43)이 마지막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둘러싼 각종 의혹으로 인해 선물시장에서 외국인들이 기존과 달리 좀 더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분석했다. 한 펀드매니저는 "전문가들도 26일 외국인 대량 선물지수 매도에 대해 이유를 찾는 데 애를 먹었다"며 "전체적으로 관망세인 요즘 이 같은 대규모 매도가 나온 것은 향후 주가를 안 좋게 본다는 의미이면서 정치적 불안정성을 이유로 들 수 있다"고 밝혔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시장을 부정적으로 보고 외국인이 선물시장에서 민감하고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 센터장은 "과거 탄핵 정국을 보면 단기적 불확실성 때문에 주가가 하락했지만, 기간은 일시적이었다"며 "현재는 예측할 수 없는 변수가 발생한 만큼 대응 전략을 세우기 쉽지 않고, 주식 비중을 줄이고 싶어하는 심리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로 인한 삼성전자의 부진한 실적과 경기 침체에 따른 현대차의 실적에 대한 실망도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 잠정 실적이 이미 나왔고 현대차 영업이익이 간신히 1조원에 턱걸이하는 등 실적이 부진하니 실망감에 매도하는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2000선도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문일호 기자 / 채종원 기자 / 정우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문가들은 "(매수자가 없어) 밑이 뚫렸다"며 경고음을 보냈고 올 연말까지 별다른 시장 호재가 없어 보수적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26일 코스피는 23포인트 이상 떨어지며 2013.89를 기록했다. 장중 2003선까지 하락하며 2000선 붕괴 위협까지 받았다.
장중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도세로 코스피가 약세를 보였지만 기관이 막판 순매수(303억원)로 돌아섰다. 결국 외국인이 현물과 선물시장에서 매도에 나선 게 이날 주식시장을 뒤흔든 것이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 현물을 829억원어치 팔았지만 선물에선 무려 1조6465억원 순매도(1만2864계약)했다. 외국인이 하루에 이 정도 규모로 선물을 팔아치운 건 2014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에서는 18거래일 만에 기관이 '사자'로 돌아섰음에도 개인들이 매도에 나서면서 지수가 하락했다. 코스닥은 전일보다 4.66포인트(0.73%) 하락한 635.51로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640 아래를 기록한 것은 올해 2월 18일(638.43)이 마지막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둘러싼 각종 의혹으로 인해 선물시장에서 외국인들이 기존과 달리 좀 더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분석했다. 한 펀드매니저는 "전문가들도 26일 외국인 대량 선물지수 매도에 대해 이유를 찾는 데 애를 먹었다"며 "전체적으로 관망세인 요즘 이 같은 대규모 매도가 나온 것은 향후 주가를 안 좋게 본다는 의미이면서 정치적 불안정성을 이유로 들 수 있다"고 밝혔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시장을 부정적으로 보고 외국인이 선물시장에서 민감하고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 센터장은 "과거 탄핵 정국을 보면 단기적 불확실성 때문에 주가가 하락했지만, 기간은 일시적이었다"며 "현재는 예측할 수 없는 변수가 발생한 만큼 대응 전략을 세우기 쉽지 않고, 주식 비중을 줄이고 싶어하는 심리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로 인한 삼성전자의 부진한 실적과 경기 침체에 따른 현대차의 실적에 대한 실망도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 잠정 실적이 이미 나왔고 현대차 영업이익이 간신히 1조원에 턱걸이하는 등 실적이 부진하니 실망감에 매도하는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2000선도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문일호 기자 / 채종원 기자 / 정우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