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필리핀 현지 중형저축은행 ‘웰스디벨롭먼트뱅크 인수를 확정지으면서 동남아 금융영토 확장에 더 큰 힘을 받게 됐다. 우리은행은 필리핀 금융당국으로부터 웰스디벨롭먼트뱅크 지분 51% 인수에 대한 최종 승인을 받았다고 26일 밝혔다. 인수 금액은 300억원 정도로 크지 않지만 지난 2014년 필리핀이 금융시장을 개방한 이후 외국계 은행이 현지 금융사를 인수한 첫 사례로 필리핀 영업 확대 발판을 마련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우리은행은 인수한 디벨롭먼트뱅크를 모회사인 빅살그룹과의 합작사 형태로 당분간 운영할 방침이다. 빅살그룹은 100만명의 회원을 가진 필리핀 4위 유통회사로 필리핀 전역에 대형 백화점과 슈퍼마켓을 가지고 있는데 우리은행은 이회사와 연계한 신용카드 사업확대를 추진중이다. 우리은행은 2020년까지 필리핀 현지 카드회원 130만명을 확보하기위해 현재 16개인 디벨롭먼트뱅크 네트워크를 매년 3~4개씩 늘려 나갈 예정이다. 중장기적으로 상업은행으로 전환시켜 필리핀 10위권 은행으로 도약시킬 방침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인수 이후 우량기업 종업원 대출 등 다양한 여수신 상품을 출시하고 현지 보험사와 연계한 방카슈랑스 사업은 물론 한국인들이 밀집한 지역에 ‘코리아데스크를 설치, 환전·송금·여수신 업무 등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이번 필리핀 저축은행인수 완료를 통해 총 25개국 234개 해외 네트워크를 확보하게 됐다. 신한(20개국, 147개), KB(11개국, 18개), KEB하나(24개국, 135개) 등 경쟁사보다 훨씬 많은 숫자로 아시아 주요은행중에서도 9위권에 해당하는 규모다. 여타 국내은행들이 해외 현지에 지점개설 형태로 진입하는 것과 달리 우리은행은 인수·합병(M&A)을 통해 단기간에 해외 성장기반을 급속도로 넓히고 있다는게 시장 분석이다. 우리은행은 동남아시아에서 금융사 추가인수를 통해 연말까지 410여개의 네트워크를 확보, 아시아내 7위(해외 네트워크수 기준)까지 올라설 계획이다. 또 EU지역 영업력 강화를 위해 조만간 독일 현지법인과 폴란드 사무소를 신설하고 한국 기업들이 다수 포진한 멕시코 지역으로 신규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글로벌 진출은 내년 3대 전략 사업중 하나”라며 금융영토를 확대해 새로운 수익원 창출 기반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3분기 기준으로 전체 순이익에서 12%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글로벌 수익비중을 2020년 3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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