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저탄수화물·고지방식, 건강 해치고 질병 부른다"
입력 2016-10-26 11:52 

탄수화물을 극도로 제한하고 지방 섭취는 극단적으로 늘리는 ‘저탄수화물·고지방 식사에 대해 전문가들이 이례적으로 적극적인 경고를 내놨다. 이 식단이 유행하면서 버터가 품절되고 삼겹살 소비가 급증하는 등 국민적 관심을 받았지만 한마디로 일부 쇼닥터의 말에 속지말라”는 것이다.
대한내분비학회·대한당뇨병학회·대한비만학회·한국영양학회·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등 5개 전문학회는 26일 공동성명서를 내고 탄수화물과 지방 둘 중 하나만을 선택해야 하는 것처럼 생각과 행동을 몰아가는 위험한 식사법이자, 국민 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비정상적인 식단”이라고 경고했다. 저지방식과 저탄수화물식의 논쟁은 1950년대부터 계속됐지만, 많은 연구결과 여전히 저지방식이 권장되고 있다.
성명서는 체중을 감량하는 다른 묘법이나 쉽게 할 수 있는 편법은 없다”며 열량 섭취를 줄이고, 활동량 늘리기를 꾸준하게 실천하는 것만이 비만과 다양한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건강 식사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지금 유행하는 극단적인 ‘저탄수화물·고지방 식사는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으며 건강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학회는 ‘저탄수화물 식사 초기 단기간 동안 체중감량 효과가 크게 나타나는 데 대해 조기 포만감을 유도해 식욕을 억제하며, 먹을 수 있는 식품 종류가 제한되면서 섭취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극도의 저탄수화물·고지방식을 지속하는 것은 매우 어려워서 실제 연구에서도 중단율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보고되며, 장기적으로는 체중감량 효과를 보기 어렵다.
가장 큰 문제는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방 중에서도 특히 포화지방을 과다하게 섭취하면 ‘나쁜 콜레스테롤(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증가하면서 심혈관질환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다양한 음식 섭취가 어려워져 미량 영양소의 불균형과 섬유소 섭취 감소를 초래한다. 과도한 지방 섭취와 섬유소 섭취 감소는 장내 미생물의 변화와 함께 산화 스트레스를 일으켜 우리 몸에 염증 반응을 증가시킨다.

탄수화물 섭취를 극도로 제한하는 과정에서 케톤산이 증가하면 우리 몸의 산성화를 막기 위해 근육과 뼈에 나쁜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 지나치게 탄수화물을 줄이면 뇌로 가는 포도당이 줄어들면서 집중력이 떨어지는 부작용도 우려된다. 그리고 탄수화물 섭취를 제한하는 과정에서 몸에 유익한 복합당질이 우선적으로 제한되기 쉽다는 점도 생각해봐야 한다.
학회는 ‘건강한 식단을 위한 3가지 실천사항 을 권고했다. 첫째, 자기자신의 식사습관을 정확히 파악하고, 탄수화물이나 지방 섭취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면 이를 각각 적절한 수준으로 조절하라고 권했다. 탄수화물 섭취는 65%, 지방섭취는 30%를 초과하지 않도록 조절하며 균형 잡힌 식사를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몸에 좋지 않은 단순당과 포화지방을 우선적으로 줄여야 한다. 탄수화물의 경우, 단순당의 섭취를 줄이고 전곡류와 같이 식이섬유를 비롯한 영양성분이 풍부한 탄수화물 섭취를 늘려야 한다. 셋째,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질환으로 치료 중인 환자는 식사 방법을 선택하는데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 심장이나 콩팥이 나쁜 환자, 심한 당뇨병 환자는 저탄수화물·고지방 식사와 같이 한 가지 영양소에 편중된 식사법을 함부로 따라 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환자들은 식사 방법에 대해 주치의와 반드시 상의해야 한다.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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