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AT&T-타임워너 합병발표 하루만에 반대여론 첩첩산중
입력 2016-10-24 15:59  | 수정 2016-10-25 16:07

미국의 AT&T가 타임워너를 854억달러에 인수한다고 전격 발표한지 하루만에 미국 정치권의 반대목소리가 쏟아지면서 계획대로 합병이 성사되기까진 넘어야 할 산이 산적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3일(현지시간) 힐러리와 트럼프 두 대선후보측이 한목소리로 반대의견을 낸 것은 물론 미국 의회를 중심으로 반독점법을 내세워 제동을 걸고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는 권력집중을 이유로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합병을 막겠다고 공개적으로 반대한데 이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도 23일(현지시간) AT&T-타임워너 합병은 이전 사례보다 엄격한 심사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실상 반대 의견을 나타낸 것이다.
힐러리의 부통령 러닝메이트인 팀 케인 상원의원은 AT&T와 타임워너 합병을 얘기하자면 솔직히 집중이 덜 되는게 전반적으로 도움이 된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힐러리의 경선 경쟁자였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소비자에게 높은 사용료와 선택 제한을 강요하는 양사의 합병을 규제 당국이 반드시 파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 상원 반독점소위원회 소속 민주당과 공화당 위원들도 이번 합병이 ‘반독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연방의회 상원 법사위가 AT&T와 타임워너 합병을 반독점법 위반으로 결론내리면 이번 합병은 무산된다.
공화당 소속의 마이크 리 상원 법사위 반독점 소위원회 위원장은 23일 성명을 내고 AT&T와 타임워너의 합병이 잠재적으로 심각한 반독점 문제를 제기할 수있다”면서 상원 차원에서 조만간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소속의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도 리 상원의원의 입장에 동조하고 나서 AT&T와 타임워너 합병에 대한 반독점 조사가 조기에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의 이같은 반응은 2011년 법무부와 연방통신위원회가 컴캐스트와 NBC유니버설의 합병을 승인했으나 이로 인한 소비자 혜택이 늘어난 것이 없다는 비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반독점 소위의 조사 시점이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연내 청문회를 여는 방안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통신 사업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AT&T는 가입자들이 유료 TV, 케이블 서비스를 해지하고 넷플릭스, 훌루와 같은 모바일 스트리밍 TV 서비스로 이탈하고 있어 합병이 안되면 경쟁사(넷플릭스, 구글, 아마존 등)에만 이익이 된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컴캐스트가 NBC 유니버설 합병할 때 제시됐던 것처럼 ‘콘텐트 동등 접근을 보장하는 조건을 제시할 수도 있다.
AT&T는 지난 22일 854억 달러를 들여 타임워너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2위 통신업체이자 케이블TV 공급업체 3위인 AT&T와 타임워너의 합병은 유통과 콘텐츠를 겸비한 거대 미디어 그룹의 출현이자 미디어 산업의 대대적인 지각 변동으로 평가받고 있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 실리콘밸리 = 손재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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