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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무현, 두 도시 이야기`, 노무현을 떠올리다
입력 2016-10-24 14:00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칭찬만 듣는 우리나라 대통령은 없었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도 그는 조금은 더 국민과 가까이 다가가려 노력했다. 현실을 사는 우리가 현재 느끼는 바가 아닌가.
우리나라 정치의 폐해 중 하나인 영·호남 구분 없이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고자 노력했으나 실패한 노 전 대통령. 그의 사상을 이어 가는 정치인들은 줄어드는 것 같은데 깨어있는 시민의 힘을 강조한 그의 주장을 따르는 일반인들은 더 많아지는 것 같다. 뒤숭숭한 일들이 많은 요즘, 깨어있는 시민의 노력이 많아지고 있는 듯한 인상이다. 살기는 여전히 팍팍하지만 깨어있는 이들이 많아져 희망적이라고나 할까.
영화 '무현, 두 도시 이야기'(감독 전인환)는 노 전 대통령을 추억하게 하고 눈물짓게 한다. 노 전 대통령을 기억하고 추억하는 이들에게는 울컥한 감정을 전하기에 충분하다. 그를 좋아하던 사람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노 전 대통령을 추억하게 한다. '바보 노무현'을 마지막으로 떠나보낸 노제 영상은 언제 봐도 한숨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영화는 노 전 대통령과 함께 부산시민민주협의회를 함께한 김희로 선생의 아들 김원명 작가가 독립예술가, 사진예술가, 팟캐스트 진행자 등등을 만나며 노 전 대통령을 기억하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이다. 이들이 현재를 담당하고, 부산 북강서을에 출마했다 패배한 노 전 대통령의 16대 총선 거리 유세 영상 등이 과거 기억을 책임진다.

잘 알려지지 않았던 노 전 대통령의 선거 유세 당시 영상을 볼 수 있다는 게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연설을 하다가 잊어버려 당황하는 모습과 "2번을 뽑으면 뭐가 좋은데요?"라고 묻는 아이의 질문에 고민하는 모습 등 소탈하고 인간적인 노 전 대통령의 얼굴과 행동, 태도에서 그의 생각들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또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등 정치인들의 얼굴이 영화에 잠깐씩 등장하긴 하지만 어떤 말도 하지 않는 것도 좋다. '친노'로만 포장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한 팟캐스트 출연진이 나와 노 전 대통령의 과거를 평가하고 이야기하는 건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술자리에서 안줏거리로 씹거나 추억에 젖는 건 좋을 수도 있으나 이들을 전문가랍시고 카메라에 담아내는 건 불순하다는 생각마저 하게 한다. 노 전 대통령과 많은 시간을 함께한 전속 사진사 장철영씨의 눈물이 진실하게 다가오는 이유와는 반대라고 해야 할까.
2016년 20대 총선 여수을 지역에 출마했다 낙선한 故 백무현씨의 유세 과정을 담아내며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억하게 하는 것도 의도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인상을 줘 아쉽다.
영화에서 많은 부분을 할애했지만 노 전 대통령과의 연결 지점을 찾는데 실패했다고 생각한 이들이 있을 것 같다. 또 다른 지역주의와 맞선 백씨의 패배가 '두 도시 이야기'라는 중의적 의미로 묘한 울림을 줄 수도 있었을 텐데 그 의도는 읽히기 쉽지 않다. 고인이 된 '두 무현' 모두에게 미안한 설정은 아닐까 할 정도다. 제작진이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던 영화의 포스터부터 노무현이 아닌가. 98분. 15세 이상 관람가. 26일 개봉 예정.
jeigun@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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