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갑작스런 뇌졸중 이겨낸 103세 할머니
입력 2016-10-24 13:44  | 수정 2016-10-24 15:06
103세 홍정숙 할머니가 주치의인 이기정 서울성모병원 신경과 교수(왼쪽 둘째) 등 의료진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서울성모병원]

어머님이 평소 특별한 비법 없이도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하셨습니다. 이런 일이 생길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서울성모병원의 신속한 조치가 어머님과 우리 가족들에게 또 다른 인생을 선물한 것 같아요.”
만 103세 할머니에게 갑자기 뇌졸중이 찾아왔지만, 가족과 의료진의 신속한 판단과 정확한 대처로 이겨낸 일화가 화제다. 마포에 거주하는 홍정숙 할머니에게 뇌졸중이 찾아온 것은 지난 16일 오후 5시 30분경, 저녁식사를 앞두고 단잠에 빠진 지 얼마되지 않아서였다. 식사를 차리고 방으로 깨우러 간 홍 할머니의 딸이 일어나지 못하고 평소와 다른 이상징후를 보이는 어머니를 발견했다. 즉시 119를 불렀고, 홍 할머니는 서울성모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뇌졸중을 의심한 병원은 즉시 이기정 신경과 교수 등 급성기 뇌경색 환자 치료 시스템으로 치료에 들어갔다.
이 교수는 가족들에게 평소 앓던 지병이 없고 치매 징후도 없었다는 등의 진술을 듣고 건강하시다는 걸 확신하고 치료 절차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홍 할머니 가족들은 어머니가 평소 건강하신 편이었고, 같이 오락을 즐겨도 점수 셈도 잘하고 치매 예후도 없었다” 며 그날도 30분 전까지 가족들과 함께 즐겁게 대화를 나누시다가 들어가셨던 일화 등을 소상히 전했다”고 말했다.
뇌 CT 에서 뇌출혈이 없음을 확인한 의료진은 곧바로 혈전용해제인 t-PA를 투여했다. t-PA는 급성 뇌졸중에서 혈관을 막고 있는 혈전을 녹여 혈류를 잘 흐르도록 하는 약이다. 일반적으로 80세 이상의 고령 노인에게는 고위험 약물인 혈전용해제 투여, 또는 침습적 시술인 혈전 제거술을 잘 권고하지 않지만, 홍 할머니의 건강상태가 좋아 전격적으로 결정한 것이다.
이 교수와 의료진은 뇌 CT 혈관 검사 상, 홍 노인의 왼쪽 중대뇌동맥이 막힌 뇌경색 상태인 것을 확인했다. 곧바로 영상의학과·신경외과에 환자의 상황이 전달되고 중재시술이 실시됐다. 중대뇌동맥에 있는 혈전을 성공적으로 제거했고, 할머니는 완전히 회복했다.
시술 후에도 빠른 회복을 보여 중환자실에는 하루만 체류했다. 이후 신경과 병동 뇌졸중 집중 치료실로 옮겨졌고, 뇌경색의 위치와 크기·원인을 찾고 재발 방지를 위한 치료에 들어갔다. 의료진의 신속한 조치 덕에 홍할머니는 아무런 신경학적 후유증 없이 막바지 입원치료까지 받고 24일 퇴원했다. 이 교수는 평균수명 100세 시대에 홍 할머니의 치료 성공사례는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며 전체적인 노령 인구의 건상상태가 향상된 지금, 환자의 병전 상태를 고려하여 경우에 따라서는 적극적인 치료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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