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주 새 매수 문의가 1.5배는 늘었습니다. 한 번에 서너 채 사겠다는 강남 아줌마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어요."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 4단지 인근 A공인 관계자의 말이다. 그는 "사겠다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집주인들이 1주일 만에 호가를 2000만원씩 올려서 부르는 중"이라고 말했다. 4단지 전용면적 58㎡형의 매매 호가는 지난주 초 3억2000만원에서 3억4000만원 선으로 올라섰다.
정부가 강남권 재건축 투기 과열 규제 시기를 재고 있는 가운데 투자 열기는 강북권으로 옮겨붙고 있다. 소형·저층 재건축 단지가 포진해 있다는 점에서 강남 개포동과 '닮은꼴'로 통하는 노원 상계동이 대표적이다.
상계동 주공 1~16단지 중 가장 먼저 재건축을 추진하는 8단지는 전용 47㎡형의 매매 호가가 3억4000만원 선으로 1주일 만에 1000만원가량 뛰었다. B공인 관계자는 "요즘 개포주공 대신 상계주공을 여러 채 사는 게 어떤지 묻는 투자 상담도 들어온다"며 "정부가 강남권 시장 개입 의사를 비치자 대체 투자처로 생각한 모양"이라고 말했다. 개포주공4단지(전용 44㎡형)의 시세는 10억3500만원 선으로 상계주공8단지 전용 47㎡형 3채와 맞먹는다.
상계주공(1~16단지)은 정부의 제5·6차 경제개발계획과 더불어 당시 전두환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주택 500만가구 건설' 목표하에 1985~1989년 들어선 대단지이다. 상계주공 일대가 총 4만여 가구인 점으로 보면 과천주공(1만3500여 가구)과 개포주공(1만5700여 가구) 일대의 2배가 훌쩍 넘는 규모다. 상계주공은 재건축 연한 단축(40년→30년) 등을 담은 이른바 '부동산3법'이 2014년 통과되면서 2018년 이후 재건축 대상에 포함된다. 8단지는 안전 위험이 불거지면서 예외적으로 재건축 조합이 만들어져 지난 5월 말 한화건설을 시공사로 정해 현재는 관리처분인가를 준비 중이다.
일대는 상계주공 재건축과 재개발 형식의 '뉴타운'사업으로 최근 시장 관심을 모았다. 2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실거래 정보에 따르면 상계동 일대 올해 3분기 주택거래량은 1853건으로 이전 분기인 2분기(1413건) 대비 30%가량, 1년 전 같은 기간(1463건)에 비하면 27% 늘었다. 특히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한 아파트 투자가 활기를 띠면서 올 3분기(1592건)는 이전 분기와 1년 전에 비해 각각 35%와 30%가량 거래가 늘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호가가 아닌 거래 시세를 기준으로 단지·면적별로 올 3분기는 직전 분기 대비 5%가량 올라섰다.
C공인 관계자는 "최근 상계뉴타운4구역이 이주에 들어가면서 동네 개발 이슈가 더 불거진 측면도 있다"며 "투자자들이 주공 재건축 아파트와 뉴타운 다세대·연립 매수를 두고 저울질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판자촌·달동네' 오명을 썼던 뉴타운은 6개 구역 중 해제된 3구역을 제외하고 하나둘 사업이 추진 중이다. 일부 조합원 물건은 5000만원가량 웃돈 시세가 형성돼 있다.
인근 개발 호재도 한창 무르익고 있다. 2019년 말 서울지하철 4호선 창동 차량기지(17만9578㎡)와 도봉 면허시험장 용지(6만7420㎡)가 이전을 끝내면 서울시는 그 자리에 강남 코엑스처럼 공연·업무·상업·컨벤션센터가 모인 '글로벌 비즈니스존'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KTX 광역환승센터도 들어설 예정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투자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상계주공 일대가 정부 규제를 앞두고 강남에서 강북으로 투자 손길이 옮겨오는 '풍선 효과' 영향을 받고 있지만 개발 호재가 있기 때문에 시세 상승 여력이 높다"며 "다만 추가분담금과 향후 주택시장 분위기를 감안해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부가 강남권 재건축 투기 과열 규제 시기를 재고 있는 가운데 투자 열기는 강북권으로 옮겨붙고 있다. 소형·저층 재건축 단지가 포진해 있다는 점에서 강남 개포동과 '닮은꼴'로 통하는 노원 상계동이 대표적이다.
상계동 주공 1~16단지 중 가장 먼저 재건축을 추진하는 8단지는 전용 47㎡형의 매매 호가가 3억4000만원 선으로 1주일 만에 1000만원가량 뛰었다. B공인 관계자는 "요즘 개포주공 대신 상계주공을 여러 채 사는 게 어떤지 묻는 투자 상담도 들어온다"며 "정부가 강남권 시장 개입 의사를 비치자 대체 투자처로 생각한 모양"이라고 말했다. 개포주공4단지(전용 44㎡형)의 시세는 10억3500만원 선으로 상계주공8단지 전용 47㎡형 3채와 맞먹는다.
상계주공(1~16단지)은 정부의 제5·6차 경제개발계획과 더불어 당시 전두환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주택 500만가구 건설' 목표하에 1985~1989년 들어선 대단지이다. 상계주공 일대가 총 4만여 가구인 점으로 보면 과천주공(1만3500여 가구)과 개포주공(1만5700여 가구) 일대의 2배가 훌쩍 넘는 규모다. 상계주공은 재건축 연한 단축(40년→30년) 등을 담은 이른바 '부동산3법'이 2014년 통과되면서 2018년 이후 재건축 대상에 포함된다. 8단지는 안전 위험이 불거지면서 예외적으로 재건축 조합이 만들어져 지난 5월 말 한화건설을 시공사로 정해 현재는 관리처분인가를 준비 중이다.
C공인 관계자는 "최근 상계뉴타운4구역이 이주에 들어가면서 동네 개발 이슈가 더 불거진 측면도 있다"며 "투자자들이 주공 재건축 아파트와 뉴타운 다세대·연립 매수를 두고 저울질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판자촌·달동네' 오명을 썼던 뉴타운은 6개 구역 중 해제된 3구역을 제외하고 하나둘 사업이 추진 중이다. 일부 조합원 물건은 5000만원가량 웃돈 시세가 형성돼 있다.
인근 개발 호재도 한창 무르익고 있다. 2019년 말 서울지하철 4호선 창동 차량기지(17만9578㎡)와 도봉 면허시험장 용지(6만7420㎡)가 이전을 끝내면 서울시는 그 자리에 강남 코엑스처럼 공연·업무·상업·컨벤션센터가 모인 '글로벌 비즈니스존'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KTX 광역환승센터도 들어설 예정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투자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상계주공 일대가 정부 규제를 앞두고 강남에서 강북으로 투자 손길이 옮겨오는 '풍선 효과' 영향을 받고 있지만 개발 호재가 있기 때문에 시세 상승 여력이 높다"며 "다만 추가분담금과 향후 주택시장 분위기를 감안해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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