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휴대폰 시장에 30만~40만 원대 불법 판매수수료가 다시 등장했다. 지난 21일 애플 아이폰7 국내 출시 이후 나타난 시장 과열에 따른 부작용이다. 아이폰7은 프리미엄폰 부재, 이통사들 집중 마케팅 등에 힘입어 출시 이틀만에 20만대 안팎의 놀라운 판매량을 달성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2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21~22일 이틀간 아이폰7 개통량은 20만 대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다. 같은 기록을 달성하는 데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은 사흘이 걸렸다. 23일은 이동통신사들이 전산망을 닫는 날이라 개통이 이뤄지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갤럭시노트7 판매중단 이후 고화질 카메라, 방수기능 등 프리미엄폰 시장을 아이폰7이 흡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일부 이통사들이 가입자 확보를 위해 유통망에 고액의 불법 판매수수료를 지급하면서 시장 과열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아이폰7 출시 후 이틀간 번호이동 건수는 모두 6만 2972건으로 방송통신위원회 과열 기준(하루 2만 4000건)을 훌쩍 뛰어 넘었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7을 사전예약한 이들이 거의 허수 없이 단말기를 개통한데다,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촉발된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를 아이폰7이 그대로 이어받으며 열풍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폰7 예약판매량은 30만~40만 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갤럭시노트7 퇴장 이후 시장 수요를 끌어당길 만한 모멘텀을 잡은 이통사들 마케팅도 큰 변수로 작용했다. 일부 이통사들은 유통망에 번호이동 기기 당 30만~40만원의 불법수수료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번호이동은 경쟁사 가입자를 빼앗아오는 것이라 이통사나 유통점 입장에서는 신규 가입자 확보만큼 이득이 된다.
실제로 인터넷 카페에는 아이폰7을 번호이동으로 개통해 30만원 현금을 다시 받고 구매했다는 인증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일부 이통사들은 실적을 올리기 위해 번호이동 고객을 위한 아이폰7 현장개통 물량을 따로 빼놓으면서 사전에 예약한 기기변경 고객들이 물량을 제때 받지 못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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