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獨, 차이나머니 공세에 브레이크 건다
입력 2016-10-20 15:36 

독일 정부가 올들어 급증한 중국기업들의 독일기업 인수·합병(M&A)을 제한하기로 했다. 중국 자본의 거듭된 기업 사냥에 산업안보가 흔들릴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20일 중국 펑파이는 독일매체를 인용해 독일 경제부가 중국기업들의 독일기업 M&A를 제한하기 위해 중앙정부에 규제안을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이 방안에 따르면 외국기업이 독일기업의 지분 25% 이상을 사들일 경우 4가지 조항에 저촉되면 정부가 M&A를 불허할 수 있게 된다. 4가지 유형은 △인수대상이 독일 국영기업이거나 △독일 정부가 기술개발에 투자한 경우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산업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는 기업 등이다. 사실상 중국자본을 겨냥한 것으로, 규제안은 독일 제1야당인 사민당(SPD)이 주도해 만들었다.
독일이 보호주의 강화라는 비난 소지에도 중국기업의 M&A를 차단하려는 이유는 올들어 중국 자본의 독일기업 인수가 우려할만한 수준으로 급증했기 때문이다. 조사기관 EY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기업의 독일기업 M&A는 총 37건, 108억달러(약 11조원)에 달했다. 지난 한 해 전체 규모(39개)와 맞먹는 수치다. 이 가운데는 120년 역사를 자랑하는 독일 최대 로봇기업 쿠카(Kuka) 인수건도 포함됐다. 중국 최대 가전 업체 메이디는 쿠카를 인수하기 위해 무려 40억유로(약 5조원)를 베팅했고, 지난주 유럽위원회에서 최종 승인을 받았다. 이밖에 독일을 대표하는 조명기업 오스람도 현재 중국기업 산안광전이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이 독일 기업에 집착하는 것은 ‘중국제조 2025를 비롯한 산업 고도화 정책 차원에서 독일의 앞선 제조기술력을 획득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독일 유명기업 M&A를 통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를 단숨에 만회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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