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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부동산] `매미의 성지` 여의도 에스트레뉴 줄줄이 경매
입력 2016-10-18 17:58  | 수정 2016-10-18 22:06
새누리당이 2012년 대선 당시 불법 선거캠프를 운영했다는 의혹의 무대가 됐던 서울 여의도 랜드마크 빌딩 '에스트레뉴'가 최근 경매 시장에 줄줄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관할 경매 법정인 서울 남부지방법원에는 에스트레뉴 수십 실이 최근 경매 시장에 나왔다.
올해 8월 말 새로 입찰을 진행한 30실은 모두 유찰됐다가 이 중 13개실만 지난 5일 남부지법 경매 법정 10계에서 각각 8억9300만~10억4500만원(감정가 11억1600만~11억4500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나머지 17개실은 다시 몸값을 낮춰 11월 9일 경매 법정에 나선다.
여의도 국제금융로2길에 들어선 에스트레뉴는 지하 7층~지상 36층에 펜트하우스를 포함해 총 118실로 구성된 초고층 오피스텔이다. 2011년 말 SK네트웍스로부터 이 건물을 사들인 정 모씨가 "새누리당이 오피스텔 10곳을 2012년 대선 캠프 사무실로 쓰고도 돈을 내지 않았다"며 서병수 부산시장과 조동원 전 새누리당 홍보기획본부장을 임대료 사기 등의 혐의로 지난해 고소하면서 세간의 관심을 끈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도한 대출·대출비용 상환 지연 문제가 겹치면서 부실채권(NPL) 처분을 위해 2014년 말 경매 절차를 밟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 해 8월에는 13건이 처음 시장에 나와 2회 유찰 끝에 애초 감정가 대비 70~77% 정도에 매각된 바 있다"고 말했다. NPL이란 대출을 해준 금융회사가 원금이나 이자를 3개월간 회수하지 못한 채권으로 부동산담보부채권이 대표적이다.

NPL은 보통 자산유동화전문회사를 통해 매매되는데 유동화 회사가 경매 등을 통해 NPL을 사들인 후 이를 일반 투자자에게 되팔아 수익을 내는 식으로 거래가 이뤄진다.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에스트레뉴 공실 정도가 증시의 불황·호황을 엿보는 분위기 지표로 통하기도 한다. 전용면적 19㎡ 남짓한 1개실의 월세 임대료가 330만원 선인 이 빌딩은 이른바 '애미(애널리스트 출신 개인투자자)'와 '매미(펀드매니저 출신 개인투자자)'로 불리는 전업투자자들이 앞다퉈 둥지를 트는 고급 오피스텔로 통한다.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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