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외국인·기관, 삼성전자 쏟아내고 삼성물산 쓸어담아
입력 2016-10-16 17:19 
갤럭시노트7 쇼크 이후 외국인과 기관이 나란히 삼성전자 보유주식을 쏟아내고 대신 삼성물산 주식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 지난 6월부터 한동안 삼성전자 물량확보 전쟁을 벌였던 외국인과 기관이 이제는 삼성물산 주식을 놓고 경쟁하는 듯한 모습이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각국 정부가 갤럭시노트7 사용 중지를 권고하기 시작한 지난달 12일 이후 지난 13일까지 한 달 동안 외국인은 총 6592억원어치의 삼성전자 주식을 내다팔았다. 이 기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판 주식이 바로 삼성전자다. 2위인 LG화학 순매도액(2023억원)의 3배가 넘는다.
같은 기간 국내 기관도 삼성전자 주식을 1669억원어치 내다팔았다. 순매도액 규모로 지난달 말 늑장 공시 파문이 있었던 한미약품(2028억원) 다음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삼성전자 주식을 대대적으로 내다판 뒤 주로 사들인 종목은 삼성물산이었다. 외국인은 삼성물산을 1788억원어치 사들여 전체 종목 중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이어 현대차(1591억원) 엔씨소프트(1151억원) 순이었다.
국내 기관도 KODEX인버스 상장지수펀드(2839억원) 현대모비스(1841억원) 다음으로 삼성물산(1334억원)을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국내 기관이 삼성전자를 대량으로 순매도한 동시에 인버스 ETF를 대거 순매수한 것은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 주가 상승세가 꺾임에 따라 코스피 역시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과 기관이 똑같이 삼성물산에 러브콜을 보낸 것은 이 기업이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김학균 미래에셋대우 투자전략부장은 "지난 5일 미국 헤지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삼성전자에 보낸 주주제안서에는 삼성전자를 인적분할한 뒤 삼성전자홀딩스를 삼성물산과 합치는 방안이 포함돼 있었다"며 "삼성물산이 지배구조 수혜주로 주목받으면서 주가가 이달 들어 9.7%나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해외 사업장의 부실자산 손실처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됐고 국내 건설경기도 좋은 편이어서 현대건설 대림산업 등 건설 업종의 주가 흐름이 전반적으로 괜찮다"며 "결국 지배구조 개편 이슈와 근래 들어 개선된 업황이 최근 삼성물산에 러브콜이 집중된 배경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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