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농협銀, 1%대 대출 공무원 몰아줬다
입력 2016-10-13 17:54  | 수정 2016-10-13 22:16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대한 1%대 특혜대출로 구설에 올랐던 NH농협은행이 공무원들에게 무더기로 1%대 금리를 챙겨준 것으로 드러났다. NH은행은 우량 고객을 잡기 위한 영업 전략으로 해명하고 있지만 주거래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초우량 고객들도 받기 힘든 초저금리라는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1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NH농협은행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와 NH농협은행에 따르면 8월 말 현재 낮은 금리 기준으로 상위 100위 안에 드는 NH농협은행 신용대출자 가운데 89명이 공무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기업 인사도 4명이 포함돼 초저금리 '황제대출' 금리를 적용받은 상위 100명 가운데 93%가 공직자이거나 준공직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상위 100명의 대출금리는 연 1.04~1.94%로 일반인들은 받기 힘든 금리 수준이었다. NH농협은행이 이들 상위 100위권 대출자에게 적용한 평균 금리는 연 1.84%다. NH농협은행의 신용 우수자 신용대출 평균 금리보다 1%포인트가량 더 낮은 수치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NH농협은행의 1·2등급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2.93%다. 황제대출을 받은 공무원 89명 중 5급 신규 임용 사무관이 65명이었다. 2014~2015년 신규 임용 사무관이 교육받는 정부과천청사 내 NH농협은행 지점에서 대출이 이뤄졌다.
NH농협은행은 "5급 임용 사무관 단체대출은 우량 고객 선점을 위해 영업 전략으로 시행한 것"으로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1%대 금리 대출이 고객의 주거래 실적(급여통장·카드 사용 등)과는 상관없이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특혜 금리가 제공됐다는 점에서 문제의 소지가 작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NH농협은행이 공무원 특혜 대출 창구와 같은 행보를 보이면서 일반 고객들은 불만을 터뜨리며 집단 항의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농민을 위한 은행인 농협은행이 특혜 대출을 가장 많이 했고 공무원에 집중돼 있다"며 "더 이상 농협은행 본질이 훼손되지 않도록 금융당국이 철저히 조사해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섰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국정감사에서 연 2% 미만 대출과 관련해 금리 산정 과정의 적정성에 문제가 있는지를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김효성 기자 /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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