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주하의 10월 12일 뉴스초점-막가는 혐한 테러
입력 2016-10-12 20:20  | 수정 2016-10-12 20:51
테러는 폭력 수단을 사용해 적이나 상대방을 위협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일반적으론 이슬람 무장단체와 같이 주로 정치적인 목적을 갖고 있는데 최근엔 좀 다른 것도 있죠.

'고추냉이' 테러, '언어' 테러.

일본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기존보다 2~3배 많은 고추냉이, 일본말로 와사비를 넣어 한국인 손님에게 준 오사카 초밥집. 기차표에 '조센징', '춍'과 같이 한국인을 비하하는 말을 적어 표를 발급한 직원. 외국인이 많아 양해를 구한다는 지하철 안내 방송.

최근 오사카에서 한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웃지 못 할 사건들입니다. 그래도 이런 건 그저 '유치하다'며 넘어갈 수도 있죠.

하지만, 가족여행을 간 13살 아이에게 갑자기 달려들어 배를 찼다는 건 말 그대로 이유없는 폭력, 또 다른 '테러'가 될 수 있습니다.

일본 현지에선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오사카에 거주 중인 교민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Q. 이번 사건에 대해 들어보셨습니까? 현지 교민이나 거주민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이 모 씨 / 일본 오사카 교민
-"일본 현지 교민들이나 아니면 다른 일본 분들은 잘 모르고 있는 상황이고요. 그래서 저 같은 경우에도 한국 방송 또는 인터넷 같은 것을 보고 내용을 구체적으로 알게 되었고요. 그런데 저희 현지 분들 같은 경우에는 그런 상황이 혐한적인, 헤이트 스피치 라든지 그런 발언들이나 상황들이 일상적인 부분이 있어서 그렇게 크게 동요는 하고 있지는 않아요. 그런데 지금 현재 일어나는 일은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거라서 그 부분에 관해서 관광객들은 언어적인 측면이나 아니면 시간적인 것에서 대응하기 힘들기 때문에 좀 걱정을 많이 하시는 편이에요."

Q. 한인에 대한 차별이나 피해 등 관련 사건을 직접, 또는 주변에서 들은적 있으신지요?

이 모 씨 / 일본 오사카 교민
-"일본 분들의 인식이라는 게 제 친구의 경우에도 대학교에서 토론 수업을 하는데 수업에서 범죄에 관한 내용이 나왔어요. 그때 다른 일본 학생의 발언이 한국인은 피가 더럽기 때문에, 피가 섞여있어서 그래서 그런 범죄를 많이 일으키고, 이런 범죄를 일으킨다는 이런 여러 가지 사실들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는 발언을 제 친구가 한국인인 것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했었어요."

Q. 이번 사건들에 대해 일본인들의 반응은 어떨까요?

이 모 씨 / 일본 오사카 교민
-"'조작된 것이 아니냐', 또는 '일부러 만들어 낸 것이 아니냐', '위안부 문제 이후로 화젯거리가 없으니까 한국인들이 그런 식으로 지어낸 이야기 일 것이다'라는 식으로 조롱이나 비하가 섞인 발언들도 있어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좀 걱정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Q. 우리 정부가 어떤 조치를 해줬으면 하는지요?

이 모 씨 / 일본 오사카 교민
-"그저 안내 같은 거, '경찰은 어디고 이런 식으로 통역 서비스를 부르세요'라고 하는 선에서 끝나지 않을까 라는 게 있고, 그래서 조금 더 적극적으로 뭔가 액션을 취할 수 있다면, 제스처를 취할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혐한이 일상이다'
생각보다 심각하네요. 오사카에 거주하는 한국인은 11만 4천 명으로, 우리 교민 중 가장 많습니다. 오사카에 거주하는 전체 외국인 중에서도 56%를 차지할 정도죠. 자율적 이주도 많지만, 주로 식민지 시절 강제 이주된 노동자들의 후손들이죠.


이들은 거의 매일같이 '헤이트 스피치', 증오 연설을 듣고 있습니다. '이 땅에서 나가라', '쫓아내자'며 말이죠. 길을 가다가도 한국인 같으면 이유없이 신분증을 요구하고 의심의 눈초리도 보낸다고 합니다. 때문에 지난 7월 오사카에선 일본 최초로 '헤이트 스피치' 방지조례를 제정했지만 강제적인 게 아니다 보니 별 효과는 없습니다.

들으셨듯이, 이제 혐한은 단순 조롱과 비난을 넘어 실제 폭력으로 확산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우리 정부가 나서야 할 때인데….

폭력 피해를 당한 가족이 오사카 한국 영사관에 가서 도움을 청했을 때 우리 영사관에서 한 말은 '일본 경찰에 직접 신고를 하라'였습니다. 해줄 수 있는 건, 통역 뿐이라는 거죠.

우리 국민이 이유없이 차별 받고, 이유없이 위협을 당하고 있는데 우리 정부는 뭘하고 있는 걸까요?

지금 국민은 중국 어선이 우리 영해에 들어와 되려 폭력을 행사하는데도 중국에 바로 항의도 못한 우리 정부에 실망하고 있는데 언제까지 타국의 눈치만 보고 있을 건지, 우리의 외교력은 어디로 실종됐는지 묻고 싶습니다.

우리가, 국민이 의지할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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