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해도해도 심한 도둑놈’ 울산 태풍 피해 차량에서 절도
입력 2016-10-11 15:43 
울산지방경찰청은 울산의 한 태풍 피해 차량 보관소에서 절도로 의심되는 흔적이 발견돼 수사에 나섰다. [울산 = 서대현 기자]

태풍 피해 차에서 도둑질까지 하는 건 너무한 거 아닙니까?”
11일 오후 울산 중구 혁신도시 문화의전당 사거리 인근 공터. 지난 5일 울산을 강타한 태풍에 침수 피해를 입은 차량 50여대를 견인해 모아 둔 이 공터에서 최근 절도로 의심되는 흔적이 잇따라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날 공터에는 진흙을 잔뜩 뒤집어 쓴 채 군데군데 파손된 차량 30여대가 주차돼 있었다. 일부 차량은 운전석과 뒷좌석 창문이 깨져 있었고, 차량 안을 들여다보기 위해 진흙이 묻은 창문을 닦아낸 흔적도 곳곳에서 발견됐다. 한 고급 외제 차량은 후방 안전 센서가 뜯겨져 나갔다.
이 공터에서 절도 의심 신고가 접수된 것은 지난 9일부터다. 경찰이 현장 조사를 한 결과 차량 5대에서 타이어, 블랙박스, 골프 용품 등이 사라졌다. 관할 울산 중구청은 절도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9일부터 CC(폐쇄회로)TV가 달린 ‘쓰레기 불법 투기 감시 차량을 공터 입구에 배치했다.
울산에는 남구 무거동 등 7개 장소에서 침수 피해 차량 1400여대를 보관하고 있다. 절도 의심 신고가 접수된 중구 혁신도시 보관소의 경우 한낮에도 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을 정도로 인적이 드물어 범죄의 표적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공터에서 만난 한 시민은 한 쪽에서는 수해 복구로 비지땀을 흘리고 있는 데 한 쪽에서는 태풍 피해 차량에서 도둑질을 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경찰은 공터에 주차된 차량 차주를 상대로 정확한 피해 내용을 파악해 수사를 할 방침이다.
한편 송언석 기획재정부2차관은 11일 태풍 피해를 입은 울산 태화시장에서 박성민 울산 중구청장과 실랑이를 벌였다. 박 구청장이 피해 상황을 설명하려고 하자 송 차관이 업무 보고를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봉사활동을 하러 왔다”며 이를 피하려고 하면서 벌어졌다. 박 구청장은 자원봉사도 좋지만 정부 고위직이 현장을 방문했으면 피해 상황을 파악해 정책에 반영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항의했다. 울산 중구는 이번 특별재난지역에서 제외됐다.
[울산 = 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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