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삼성한국형TDF, 은퇴시점 정하면 알아서 굴려주는 펀드
입력 2016-10-06 17:27 
◆ 상품분석 / 삼성한국형TDF ◆
연말이 다가오면서 연말정산을 염두에 두고 절세 상품인 연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타깃데이트펀드(TDF·Target Date Fund)가 주목받고 있다. TDF는 가입자의 은퇴 시점만 정하면 생애주기에 맞춰 펀드가 알아서 투자를 수행하기 때문에 가입자 본인의 판단으로 스스로 운용해야 하는 기존 연금상품에 비해 편리하다.
6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에서 운용하고 있는 '삼성 한국형TDF'의 수익률이 설정 후 3% 중반의 안정적인 성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2045년 퇴직을 계획한 투자자를 위한 2045펀드는 설정 후 수익률이 3.57%를 기록했고, 같은 기간 2040펀드는 3.62%, 2035펀드는 3.71%, 2030펀드는 3.6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또한 삼성한국형TDF가 재간접 투자하는 캐피털그룹의 6개 TDF는 3년 및 5년 연평균 수익률이 약 8~10%에 이르면서 미국 TDF 시장에서 상위 1%에 속하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TDF는 캐피털그룹이 운용하는 11개 펀드에 재간접 형태로 분산 투자한다. 미국, 유럽, 아시아, 이머징 시장의 주식 및 채권펀드 등이 망라돼 있어 글로벌 자산에 분산 투자할 수 있다.
설정액도 출시 5개월 만에 45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 4월 삼성자산운용은 미국에서 1000조원 이상 판매된 연금상품인 TDF를 한국형으로 개량해 출시한 바 있다. 이 펀드는 가입자 본인의 판단으로 스스로 운용해야 하는 기존 연금상품과 달리 은퇴 시점을 정하면 자산배분 프로그램에 의해 펀드가 스스로 주식과 채권 비중을 조절해 운용된다. 매 5년 단위 은퇴 시점인 2020, 2025, 2030, 2035, 2040, 2045 펀드에 더해 최근에는 이미 은퇴한 투자자들을 위해 2015 펀드가 출시됐다.

현재 30세인 투자자가 60세에 은퇴하고 이후 30년간 90세까지 생존한다고 가정해 2045펀드에 가입할 경우 주식 비중이 청년기에는 79%까지, 그리고 은퇴 시점에는 29%, 이후 30년간 18%로 변화한다. 적극적 투자에서 보수적 투자로 자동 분산 투자가 이뤄지는 것이다. 주식펀드 내 자산 배분에서도 초기에는 성장주 펀드 중심에서 인컴 펀드 쪽으로, 채권도 하이일드 비중을 점차 줄이고 글로벌 채권 중심으로 안정성을 고려해 투자하게 된다.
구성훈 삼성자산운용 대표는"퇴직연금 가입 실태조사를 보면 퇴직연금 가입자의 74%가 수익률을 정기적으로 파악하지 않고, 심지어 퇴직연금에 가입한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며 "투자자의 은퇴 시점을 고려해 주식 및 채권 비중을 알아서 자동 리밸런싱하는 자산배분상품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 국내 퇴직연금 투자 현황은 89.2%가 예금, 적금 등 안전자산 상품에 쏠려 있고, 국내 주식 시가총액 규모가 전 세계의 2%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며 "그럼에도 퇴직연금이 투자하고 있는 국내 주식 및 채권자산 비중이 86%에 이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정한 의미의 노후 대비 분산 투자는 글로벌 주식·채권에 효과적으로 투자해 추가 수익 기회를 높이는 것이 관건이라는 설명이다.
미국의 경우 TDF가 1990년대 중반 첫선을 보인 후 2006년 노동자의 동의 없이도 기업이 퇴직연금에 자동 가입하게 되는 '연금 자동가입제도' 도입에 따라 시장 규모가 급성장한 바 있다. 현재 미국 TDF는 약 1조2450억달러(약 1370조원)에 이른다.
한국도 작년 6월 말 기준 연금저축 시장의 규모가 107조원, 가입자는 545만명으로, 2009년 52조원, 424만명 대비 크게 증가했다. 연금 시장이 커지는 것에 발맞춰 금융당국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지난 5월 개인연금법을 제정해 기존 원금보장형 상품에서 실적배당형 상품들을 개발해 보다 효과적인 연금자산 관리를 장려하고 있다.
[김태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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