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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 예상 뒤엎은 넥센-LG의 반전, 키워드는 육성
입력 2016-10-06 13:02 
차포마상 없이 시즌을 치를 것으로 걱정됐던 넥센은 신재영(사진) 등 젊은 자원들의 등장 속 4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시즌 전만 해도 꼴찌 유력후보들로 꼽혔다. 신생팀 kt보다도 전력이 약해보였다. 하지만 현재는 일찌감치 가을야구 초대장을 거머쥔 상위권 팀이 됐다. 선수육성이라는 마법 속 넥센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2016시즌은 반전 그 자체가 됐다.
3년 연속 가을야구를 경험했을 정도로 강팀 DNA가 박힌 넥센이지만 이번 시즌을 앞두고는 전력이탈이 너무 많았다. 차포마상을 뗐다는 표현이 적당했다. 박병호, 유한준, 손승락, 조상우 등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 넥센은 그야말로 순식간에 이전과 다른 팀이 됐다.
홈구장 또한 목동구장에서 고척돔으로 바뀌는 과도기. 모든 것이 불투명했기에 감히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논하기 쉽지 않았다. 세간의 하위권 평가를 인정하려 하지 않은 염경엽 감독조차도 5~6위권 성적을 말할 정도로 목표는 조심스러웠다.
시즌이 끝나가는 현재 넥센은 염 감독의 목표보다 더 높은 곳에 있다. 구단 바깥 사정은 좋지 못했지만 팀 성적만큼은 잘 나갔다. 혜성같이 등장한 신재영은 15승을 꿰차며 신인왕 1순위가 됐고 그 외 박주현, 최원태 등 젊은 자원들이 부쩍 성장했다. 김세현은 세이브 왕을 눈앞에 뒀다. 타선 역시 고종욱, 박정음 등의 급성장, 든든한 안방마님 박동원, 기복 없는 김하성이 팀을 지탱해줬다.
LG 역시 반전의 한 해다. 앞서 2년간 가을야구를 밟았지만 지난해 9위로 추락했다. 신생팀 kt를 제외하면 사실상 꼴찌. 더 큰 문제는 올 시즌 전망도 밝지 않았다는 것이다. 큰 전력보강이 없었다. 내부 FA 이동현을 잡고 베테랑포수 정상호를 4년간 32억 원에 영입한 것 이외에는 눈에 띄는 행보는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외인투수 한 명은 시즌 개막 후에 영입했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시즌말미인 현재 LG는 2년 만에 포스트시즌 복귀에 성공했다. 가장 큰 성과는 리빌딩과 성적을 동시에 잡았다는 것이다. 채은성, 이천웅, 이형종, 양석환 등 야수자원은 물론 임정우, 김지용 등 투수자원까지 LG 선수단은 젊어지고 또한 역동적으로 변했다.
임정우(오른쪽)와 유강남 등 LG 역시 성공적인 투타 리빌딩이 이뤄졌다. 사진=MK스포츠 DB
히메네스의 초반 분전 및 후반기 허프의 등장 그리고 베테랑들의 지원이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올 시즌 LG는 영건들이 주도하고 들썩이게 만들었다. 의문부호가 있었던 리빌딩이 성공적으로 귀결되자 LG와 양상문 감독을 바라보는 시각 또한 달라졌다.
이가 없어 잇몸으로 행한 넥센. 팀 체질개선을 시도한 LG. 공통점이 있다면 육성의 참뜻을 선보였다는 점이다. 이들 두 팀은 외부에서 봤을 때도 진짜 선수가 없는 팀들 같았지만 육성이라는 마법 앞에 수많은 새 얼굴들이 주축으로 성장했다. 결과물은 바로 나왔다. 아무도 예상 못했지만 두 팀은 당당히 가을야구의 주인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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