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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한 현실…삼성, 역대 최악 시즌 위기
입력 2016-10-06 06:01  | 수정 2016-10-06 09:31
77패의 삼성, 79패는 곤란하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삼성이 또 졌다. 시즌 77번째 패배. 머릿속에라도 그렸던 가을야구는 현실의 세계서 지워졌다. 그런데 현실은 더욱 냉정하다. 포스트시즌 탈락을 넘어 자칫 역대 최악의 시즌이 될 위기다.
시간이 흐를수록 소망과 확률은 반비례했던 삼성은 지난 3일 희망의 끈을 놓았다. kt, 한화, 롯데에 이어 4번째로 탈락했다. 최종 통보가 늦어졌을 뿐,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었다.
정규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포스트시즌 초대장은 대구에 전달되지 않았다. 배달사고가 아니다. 삼성이 레이스를 일찍 끝낸 건 2009년(5위) 이후 7년 만이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늘 마지막까지 남아있었지만 이제는 구경꾼 신세다.
그리고 삼성은 그 후 2경기를 치렀다. 지난 4일에는 박한이의 16시즌 연속 100안타와 함께 LG에 매운 고춧가루를 뿌렸다. 하루 뒤에는 박빙의 승부를 펼치다가 KIA에 2-4로 패했다.
삼성은 6일 장소만 대구에서 광주로 옮겨 KIA와 다시 맞붙는다. LG와 KIA의 4위 싸움에 ‘재미라는 기름을 부었다. 6일 경기에서 삼성의 1승 혹은 1패에 민감하게 반응할 LG와 KIA다. 그러나 삼성에게도 중요한 1승 혹은 1패다.
좀 더 냉정하게 현실을 마주할 때다. 9위도 벗어나지 못하던 삼성은 7위까지 올라섰다. 하지만 그 이상 오르지 못했다. 7위도 최근 가장 높은 순위다. 2달 가까이 삼성은 9위가 가장 익숙했다. 더 이상 꼴찌 추락 가능성은 없지만, 위보다 아래로 이동할 가능성이 더 크다.
삼성은 5일 현재 64승 1무 77패로 롯데와 공동 8위다. 7위 한화와는 1.5경기차다. 삼성이 7위로 오를 ‘경우의 수는 있다. 그렇지만 한화가 8일 KIA에 이길 경우, 그 희망은 사라진다. 게다가 삼성보다 잔여 경기가 하나 더 많은 롯데가 전승할 경우, 삼성은 9위로 밀려난다. 잔여 2경기를 다 이기고도 미끄러지는 셈이다.
삼성은 2009년에도 13년 만에 승률 5할 밑이라 충격이 컸다. 당시 삼성은 맨 뒤에서 3번째(6위)였다. 역대 가장 낮은 순위다. 그 불명예 기록을 이미 깼다. 올해 성적은 더 참담하다. 삼성의 현재 승률은 0.454다. 한때(지난 9월 22일 0.444) 역대 최저 승률인 1996년(0.448·54승 5무 67패)보다 낮았다. 그리고 그 기록마저 갈아치울 수도 있다.

순위와 승률은 삼성의 잔여 2경기에 대한 동기부여다. 삼성은 2경기를 다 패할 경우, 0.448을 기록한다. 같지 않다. 20년 전 승률보다 낮다(1996년 0.4484-2016년 0.4475). 1996년에는 1무는 0.5승으로 승률 계산을 했다. 1996년 승률 계산 방식으로 대입해도 0.4479가 된다.
삼성은 다시 공동 8위가 됐다. 삼성의 순위는 하루가 다르게 바뀐다. 씁쓸한 현실이다. 10개 구단 체제에서 역대 최저 순위의 현실을 받아들여야 하는 운명이다. 그렇지만 최저 승률만큼은 피하고 싶다. 잔여 2경기, 상처 받은 자존심의 회복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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