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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레이더 런던] 브렉시트에도 유럽은 견조한 성장 유지
입력 2016-10-05 17:21 
유럽은 최근 몇 년간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 가장 선호받는 지역 중 하나였다. 유로존의 확장적인 통화정책과 경쟁력 있는 환율 덕분에 경기 회복이 빨라지고 기업 실적도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미국과 같은 다른 주요 선진시장을 결국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론도 있었다.
하지만 올해 2월 이후 7개월 연속 유럽 주식에서 자금이 빠져나갔다. 대부분의 자산배분 관련 설문조사에서 유럽은 더 이상 투자자들에게 선호 대상이 아니라는 결과가 나왔다. 투자자들은 유럽시장이 희망을 저버리자 인내를 상실했다. 연초 이후 유럽에는 낮은 인플레이션, 은행권 부실, 부진한 기업 실적 증가율,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등 걱정거리가 잔뜩 늘었기 때문이다.
물론 시장의 염려는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긴 하지만 이면에 숨겨진 상당히 긍정적인 경제적 현실도 놓쳐서는 안 된다. 우리는 브렉시트에도 불구하고 유럽 경제는 회복될 것이고 이에 따라 주식 채권 등 장기 투자자들에게 기회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으로 예상한다.
영국의 국민투표를 둘러싼 불확실성에도 지난 2분기 유럽 경제는 13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1분기 성장률은 0.3%(전 분기 대비)로 2015년 4분기 0.6%에 비해 분명히 둔화됐지만, 2000년 이후 평균 0.25%와 비교하면 비슷한 수준이다.

브렉시트로 인한 두려움이 성장에 부담을 줄 수 있지만 그 영향은 매우 제한적이었다. 게다가 지난 2분기 경기 둔화의 진정한 원인은 다른 데 있다. 스페인(0.7%) 네덜란드(0.6%) 독일(0.4%) 등 유럽 내 많은 나라가 양호한 경제 성과를 기록했지만, 유럽 내 2·3위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경제가 부진해서다. 프랑스 경기 부진은 파업으로 인한 것으로, 프랑스 정부의 노동법 개혁에 반대하는 노동자들이 대대적인 파업을 단행해 수 주 동안 전국을 마비 상태에 빠뜨렸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양호했던 유로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외에도 2분기 중 발표된 대부분의 경제지표는 예상을 상회했다. 씨티그룹에서 내놓는 유로존 경제 서프라이즈지수도 8월 초 연중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이에 따라 3분기 거시경제지표도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나타냈다.
유럽의 정치·경제적 미래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EU 탄생 이래 이 정도 불확실성이 없었던 적도 없다. 심지어 요즘에는 유럽 이외의 다른 글로벌 경제권들도 불확실성에 가득 차 있다.
역설적이지만 브렉시트는 유럽 시민과 정치인으로 하여금 EU를 위해 다시 한번 뭉치게 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가 올여름 유럽에 새로운 모멘텀을 부여할 추가적인 이니셔티브 계획에 합의한 게 대표적인 예다. 이 덕분에 브렉시트에도 유로존의 경제 심리는 여전히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다. 유럽 경제도 향후 수 분기에 걸쳐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러므로 각종 불확실성에도 견조한 성장세가 유럽 금융시장을 지탱해 줄 것으로 본다. 최근 몇 년간 유럽에서 채택한 통화·재정·구조 개혁 조치들도 직간접적으로 유럽 금융시장에 도움이 되고 있다. 따라서 미국과 글로벌 경제 회복세가 지속된다고 가정할 때 유럽 금융시장은 여전히 매력적인 장기 상승 잠재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며 유럽 내 우량한 신용등급을 가진 기업의 주식과 채권에 대한 장기투자는 매우 유망하다.
[난디니 라마크리슈난 JP모간운용 글로벌 전략가][ⓒ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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