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풍 '차바' 피해 속출 / 안타까운 사고 잇따라 ◆
제18호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5일 영남권 곳곳에서 집중호우와 강풍이 휘몰아친 가운데 4명이 숨지는 등 안타까운 인명사고가 속출했다. 이날 울산에서는 구조활동에 나선 119 대원과 주민 등 2명이 집중호우로 불어난 물살에 휩쓸려 실종되거나 사망했다.
이날 낮 12시 10분께 울주군 청량면 용강마을에서 구조 작업을 하다 온산소방서 소속 구조대원 강 모씨(30·소방사)가 실종됐다. 강씨는 용강마을 한 주택 옥상에 고립된 주민 6명을 구조하기 위해 구조 작업을 진행하던 중 갑자기 불어난 물살에 휩쓸렸다. 사고 당시 강씨 등 소방대원 3명은 주민을 구조한 뒤 갑자기 물이 불어나 전봇대를 붙잡고 버텼으나 결국 강씨는 물살을 이기지 못하고 급류에 떠내려갔다. 지난해 4월 임용된 강씨는 소방관 임용 1년6개월 만에 실종되는 사고를 당해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용강마을은 회야댐 아래에 있는 마을로 울산상수도본부는 폭우로 물이 불어나자 이날 오전 경고 방송을 하고 회야댐 물을 방류했다. 용강마을 한 주민은 "구조 작업에 열중하느라 현장을 미처 못 빠져나온 것 같다 "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이날 오후 1시 10분께 울주군 언양읍 반천리 현대아파트 입구에서는 주민 최 모씨(61)가 태화강 강물이 넘치면서 도로변 가드레일에 몸이 끼여 숨졌다.
부산에서도 태풍 영향으로 3명이 목숨을 잃고 5명이 다치는 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 11시 2분께 부산 영도구 고신대 공공기숙사 공사장에서 타워크레인이 넘어져 근처 컨테이너를 덮쳤다. 이 사고로 폭풍우를 피해 컨테이너 안에 있던 하도급업체 근로자 오 모씨(59)가 숨졌다. 이에 앞서 오전 10시 52분께 부산 수영구 망미동에 있는 한 주택 2층에서 박 모씨(90·여)가 강풍의 영향 등으로 몸을 가누지 못하고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 또 이날 오전 10시 43분께 부산 강서구 대항동 방파제에서 어선 결박 상태를 점검하던 허 모씨(57)가 높은 파도에 휩쓸려 숨졌다.
이날 경북 경주에서도 60대 주민이 실종돼 경찰이 수색에 나섰다. 경주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30분께 경주시 외동읍 구어리에서 이 모씨(65)가 보이지 않는다고 이씨 지인이 신고했다. 소방당국은 이씨가 실종된 지역에 작은 계곡이 있는 만큼 이씨가 급물살에 휩쓸린 것으로 보고 있다.
[서대현 기자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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