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더럽고 싫어요"…천덕꾸러기 전락한 비둘기
입력 2016-10-04 19:40  | 수정 2016-10-04 21:01
【 앵커멘트 】
여러분은 길을 걷다 갑자기 비둘기가 날아오면 어떤 반응을 보이십니까.
더럽다며 피하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한때 평화의 상징이었던 비둘기가 이젠 혐오감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연장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 홍제천 산책로.

수십 미터에 이르는 전깃줄 위에 비둘기가 빽빽이 앉아있습니다.

과자를 던져주자 사방에서 비둘기 수백 마리가 날아듭니다.


길 가던 시민들은 비둘기에 화들짝 놀라기 일쑤.

▶ 인터뷰 : 한지현 / 서울 일원본동
- "날개 푸드덕거리는 것도 싫고 좀 더럽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어요. 길거리에 있는 것 아무거나 집어먹고…."

▶ 인터뷰 : 김지영 / 서울 대방동
- "위로 지나갈 때 머리 위에 뭔가 떨어질까 걱정되고…."

▶ 스탠딩 : 연장현 / 기자
- "수명이 20년 정도 되는 도심 비둘기들은 학습을 통해 사람을 먹이를 주는 존재로 생각하기 때문에, 이렇게 위협을 가해도 잘 도망가지 않습니다."

실제로 사람의 토사물에 발을 담그고 맹렬한 기세로 먹는가 하면,

횟집 수족관의 물고기를 탐내다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기까지 합니다.

지자체에서는 먹이를 주지 말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비둘기의 번식력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입니다.

▶ 인터뷰 : 남궁 대식 / 한국조류보호협회 사무총장
- "먹이사슬에 의해서 조율이 돼야 하는데, 비둘기만 늘어난 상태죠. (새 비듬이) 날리면 피부가 약한 사람은 가려움증, 알레르기 반응이 있을 수 있는 거죠."

한때 평화의 상징으로 사랑받던 비둘기.

인간과 비둘기가 서로 더 상처받기 전에 이제는 공존할 수 있는 해결책이 필요할 때입니다.

MBN뉴스 연장현입니다. [tallyeon@mbn.co.kr]

영상취재 : 유용규 기자
영상편집 : 이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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