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이동걸 産銀회장 "대우조선 減資, 소액주주도 책임져야"
입력 2016-10-04 17:48  | 수정 2016-10-04 23:36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사진)이 대우조선해양 감자 방침을 공식화했다. 또 감자 대상에 대우조선해양 최대주주인 산업은행 외에 일반 소액주주도 포함시킬 방침이다. 대우조선해양 2대 주주인 정부(금융위원회) 지분 8.5%도 감자 대상이다.
4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한 이 회장은 대우조선해양 감자 추진 방향을 묻는 유의동 새누리당 의원 질문에 "대주주는 대주주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하고, 일반 소액주주도 미세하지만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감자 방침을 밝히는 한편 소액주주 지분도 감자 대상에 포함시켜 어느 정도 희생을 감수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산업은행과 정부 등 대주주의 비중 있는 감자 참여는 당연하고, 이 회장의 국감 발언대로 고통 분담 차원에서 소액주주 참여 역시 불가피하다는 게 전반적인 분위기"라고 전했다.
대우조선해양 부실 책임이 대우조선해양 전·현직 경영진과 산업은행, 정부 등 대주주에 있는 만큼 감자 대상에 포함된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거셀 것이라는 진단이다.
6월 말 현재 대우조선해양 최대주주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49.7%)이다. 금융위와 대우조선해양 우리사주조합도 지분을 각각 8.5%, 2.5% 보유하고 있다. 기타 소액주주 지분은 39.3% 선이다. 구체적인 감자 비율은 실무진 검토 단계라 확정되지 않았지만 산업은행 등 대주주와 주요 주주의 감자 비율을 높이고, 소액주주 감자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추는 차등감자가 유력시된다. 금융위 명의로 보유 중인 정부 지분 8.5% 역시 감자 대상이다.
금융위와 산업은행은 기획재정부, 수출입은행 등과 협의한 후 12월 주주총회에서 기존 주주 감자와 산업은행 유상증자, 산업은행·수출입은행 출자전환 방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이처럼 정부는 대우조선해양 최대 여신은행인 수출입은행 출자전환까지 동원하는 등 대우조선해양 재무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방침이다. 앙골라 소낭골 드릴십 인도 지연으로 인도 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데다 수주 가뭄이 지속돼 유동성 부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연말까지 대우조선해양 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하려면 전방위적인 자본 확충이 불가피한 상태다.
이 회장은 이날 국감에서 소낭골 드릴십 인도 지연에 따른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우조선해양의 특수선(군함) 선수금환급보증(RG)을 재조정해 50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을 문제 해결 방안 중 하나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건조 대금 전체에 대해 선수금 지급과 RG 발급이 이뤄지는 상선과 달리 군함은 공정 단계별로 이 과정을 쪼개는 편이다. 이 시점을 앞당겨 선수금과 RG 발급을 미리 받아 5000억원 규모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얘기다.
한편 이날 국감 현장에서는 대우조선해양에 추가 유동성 위기가 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컨틴전시 플랜' 자료를 분석해 "앙골라 소낭골 드릴십 인도 지연이나 올해 신규 수주 40억달러 목표에 미달하면 대우조선해양이 내년 4월 기준 4000억원 규모 만기회사채 상환 부담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민 의원은 "현재 컨틴전시 플랜만으로는 유동성 위기에 빠르게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에 결국 추가적인 공적자금 투입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추가적인 공적자금을 투입할 개연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는 또 다른 이유는 지난해 10월 정부가 결정한 2조원가량의 산업은행 유동성 공급 한도가 연말까지 자본잠식 해소를 위한 자본 확충으로 모두 소진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박용범 기자 / 정석우 기자 / 정석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