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는 근로자의 휴식을 보장하고 노사간 불필요한 다툼을 예방하기 위해 ‘감시·단속 근로자의 근로·휴게시간 구분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수립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아파트 경비원, 학교 당직근로자 등 감시 또는 단속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근로가 간헐적으로 이뤄지고, 휴게시간이나 대기시간이 많은 업무의 특성상 근로시간과 휴게시간의 구분이 쉽지 않은 현실을 반영했다.
휴게시간이 규정돼 있더라도 돌발적 업무수행이 이뤄져 근로시간 여부를 둘러싼 노사간 다툼이 적지 않고, 임금부담 경감을 위해 근료계약상 휴게시간을 늘려 임금을 산정하는 편법적인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고용부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작업을 위해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에 있는 대기시간 등도 근로시간으로 인정된다. 휴게시간 도중 갑자기 발생한 화재 진압을 위해 대응한 시간이나 야간 휴게시간 도중 학교에 무단으로 외부인이 침입해 대응한 시간도 근로시간으로 본다.
이 외에도 제재나 감시, 감독 등에 의해 근무장소에서 강제로 대기하는 것도 근로시간에 포함된다. 근로계약 등에 근무장소에서 야간 휴게시간에 수면을 취하다가 적발되면 책임자의 조치에 따른다는 규정이 있거나 실제 수면을 취하지 못하도록 감시, 감독이 이뤄지는 시간도 근로시간에 해당한다.
고용부는 근로자가 근무장소에서 쉬고 있더라도 스스로 휴게장소를 선택한 경우에는 휴게시간으로 인정하도록 했다.
일정 구역을 벗어날 수 없는 장소의 제약이 따르더라도 사용자의 지휘·감독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이용이 가능한 시간이나 긴급상황 발생에 대비해 비상연락체계를 유지하더라도 사용자의 지휘·감독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쉴 수 있는 시간은 휴게시간이 된다.
고용부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사업장에 권고사항도 함께 제시했다.
사업주가 정당한 이유없이 근로자를 해고해서는 안 되며, 임근인상 회피 등을 목적으로 휴게시간을 과다하게 부여하거나 편법적으로 운영하지 않도록 했다. 이어 휴게·근로시간을 명확히 구분하고 출·퇴근시간을 기록·관리하는 등 근로자가 휴게·근로시간을 예측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당부했다.
고용부는 이날 전국 47개 지방관서에 가이드라인을 전달하고 아파트 단지와 교육청, 경비용역업체 등에도 가이드라인을 배포해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지방 고용노동관서에서 향후 감시·단속 근로를 승인할 경우, 사업장에 반드시 가이드라인을 교육한 후 승인하도록 할 방침이다.
[디지털뉴스국 한인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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