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신라면세점이 삼성동 아이파크타워를 부지로 ‘밀레니얼 면세점을 내세워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권 획득에 나선다.
HDC신라는 4일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 신청 마감을 앞두고 양창훈·이길한 HDC신라면세점 공동대표가 사업계획서를 관세청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밀레니얼 세대란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출생한 세대를 일컫는 말로, HDC신라는 이들을 위한 전용 면세점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HDC신라 관계자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특화된 면세점을 만들어 20~30년 후에도 지속 가능한 면세 산업의 토양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디지털 혁신 면세점이다. 특허권 획득을 위해 한국의 역동적 즐거움과 새로운 경험, 디지털 기술에 주안점을 뒀다는 HDC신라의 설명처럼 삼성의 IT 기술이 이번 면세점에 총동원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5세대 통신을 활용한 융합현실(MR, Merged Reality) 기술이 면세점에 처음 선보이고, 삼성SDS의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와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빅데이터 활용) 기술도 이번에 사용된다. 예를 들어 면세점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자신의 취향을 입력하고 ‘MR 피팅룸에 들어서면 인공지능이 그에 가장 적합한 패션을 제안해 줄 뿐 아니라 축적된 관광 데이터를 바탕으로 선호하는 여행지와 맛집 코스까지 안내해주는 식이다.
이 외에도 1층 면세점 로비에는 6m에 이르는 높은 층고를 활용한 홀로그램 영상과 미디어월, 디지털 사이니지 등 첨단 IT시설이 들어서며, 각 층별로 층별 특징에 맞춘 디지털존이 자리한다. 국내 자연경관을 첨단 디지털 미디어로 구현하는 K-헤리티지 존과 한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K-팝 존도 구성된다.
HDC신라는 강남 활성화 전략도 내세웠다. 현재 서울에서 운영 중인 시내면세점 9개 점포 중 8개가 강북에 위치해 있는 만큼 강남에 면세점을 운영함으로써 ‘용산-중구-강남을 잇는 ‘면세(Duty-Free) 벨트를 완성해 서울 중심부를 관통하는 관광축을 형성한다는 구상이다.
HDC신라 관계자는 6월 초 신규 특허 공고 이후 4개월 여동안 삼성동 일대 상권을 분석한 결과 대규모 단체 관광객보다는 자유 여행을 추구하는 개별 관광객 유치가 강남 상권 발전에 적합하다는 결론을 냈다”며 이에 따라 면세점이 관광의 핵심 역할을 하고 이를 주변으로 확산하는 이른바 ‘강남 시프트(SHIFT) 전략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HDC신라는 무엇보다 평가 항목 중 가장 높은 점수가 배정된 ‘특허구역 관리 역량과 ‘경영 능력에 자신을 보이고 있다. 모기업인 호텔신라가 세계관세기구 우수기업 인증(AEO)을 획득한데다 현대산업개발의 재무구조와 개발능력도 뒷받침하고 있다는 게 HDC신라 측의 설명이다. 아이파크타워에 인접해 있는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GBC)와 삼성동 일대의 강남 마이스(Meeting·Incentive trip·Convention·Exhibition&Event, 국제회의와 전시회를 주축으로 한 유망 산업)로 입지 경쟁력도 갖췄다는 평가다.
면세점 부지는 삼성동 아이파크타워 1~6층이다. 약 1만3000㎡ 공간에 국내외 명품과 시계, 화장품·향수, K-디스커버리관, 패션·잡화, 상생협력관 등이 층마다 자리한다. 밀레니얼 면세점을 내세우는 만큼 그동안의 면세점과는 전혀 다른 동선과 매장 배치로 자유롭고 특색 있는 면세점을 만든다는 각오다. 국산 플래그십 매장과 신진 디자이너 매장, K드라마 편집숍을 면세점 간판에 배치하고 라이프 스타일 상품군을 강화해 한국의 문화와 생활 모두를 상품화한다.
양창훈·이길한 공동대표는 이번 사업 신청은 관광 산업의 질적 발전과 지속 가능한 성장에 가장 큰 주안점을 뒀다”며 20~30년, 나아가 100년 후에도 끊임없는 성장 동력을 만들어내는 새로운 면세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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