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현대상선, 해운동맹 2M 가입 불발 가능성 제기
입력 2016-10-04 13:41  | 수정 2016-10-04 13:44

한진해운의 몰락으로 국내 유일의 국적 선사로 부상한 현대상선도 앞날이 밝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동업자로 생각했던 글로벌 해운 공룡들이 경쟁자로 돌변할 가능성이 생겨서다.
4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내년 4월부터 해운동맹 2M에 가입할 예정이지만 최근 이상 기류가 감지됐다. 2M의 주축 멤버인 MSC의 케롤라인 벡쿼트 수석부사장이 현대상선이 2M에 가입하는 본계약 체결은 결정되지 않았다”며 가입 불발 가능성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세계 1·2위 해운사인 머스크·MSC가 주축이 돼 구성한 2M이 현대상선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은 현대상선이 가진 아시아-미주 노선 영업망의 도움을 받기 위해서였다. 유럽 노선에서 20%에 달하는 점유율을 각각 차지하고 있는 머스크와 MSC는 아시아-미주 노선에서는 10% 이하의 점유율을 기록하는 데 그치고 있다. 하지만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상황은 달라졌다.
한진해운발 물류대란이 심해지고 있던 지난달 중순 머스크와 MSC는 부산항을 경유하는 아시아-미주 노선에 5000TEU(1TEU는 6m짜리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을 6척씩 각각 투입했다. 한진해운이 담당하던 해상 운송 물량을 차지하기 위해서다. 한진해운의 몰락으로 아시아-미주 노선의 장악력을 높인 머스크·MSC 입장에선 굳이 현대상선과 손을 잡을 이유가 없어졌다는게 해운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근거로 한진해운의 공백은 머스크·MSC에게 아시아-미주 노선에서 점유율을 늘리는 계기가 되고 있다”며 2M의 경쟁 해운동맹인 디얼라이언스에서 한진해운이 배제돼 2M이 느끼는 현대상선에 대한 매력은 낮아진 상태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현대상선 관계자는 현재 2M과 항로·선대 구성에 대한 실무협의를 진행하는 중이고 11월까지 최종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며 2M 가입 불발에 대비해 디얼라이언스와 접촉하고 있다는 소문도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이 2M에 가입하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컨테이너 운송 원가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많은 컨테이너를 실을 수 있는 선박을 갖고 있지 않아 컨테이너 하나를 운송하는 데 글로벌 해운사들보다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상선이 운영하고 있는 초대형 컨테이너선(1만TEU급 이상)은 1만TEU급 6척, 1만3100TEU급 10척이다. 머스크와 MSC는 주력 선대를 1만8000TEU급으로 구성하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1만TEU급 컨테이너선은 1만8000TEU급에 비해 컨테이너당 운송 원가가 30~40% 가량 높다”고 설명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도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1만TEU급이든, 1만8000TEU급이든 비슷한 성능(8~9만마력)의 엔진을 장착한다”며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는 가정 하에 연비 차이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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